이같은 경쟁을 이용해 야후코리아는 양측에 파격적인 조건을 요구한 상태.
▽힘센 신부가 신랑을 고른다〓야후코리아 이용문(李庸文)재무이사는 23일 “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에 등록하는 조건으로 지분분산 요건을 완화해줄 것을 양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의 경우 전체 지분의 30%, 코스닥의 경우 20% 이상 일반투자자에게 분산토록 돼있는 조건을 미국처럼 일정 금액으로 해달라고 요구한 것.
현행 일률적인 지분분산 조건을 따를 경우 야후코리아의 지분 6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미국 야후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잃을 우려가 있기 때문. 코스닥시장도 4월부터는 지분분산 조건이 30%로 강화된다.
그러나 야후코리아의 무리한 ‘결혼 조건’에 대해 거래소는 적극적이다. 매력적인 ‘신부’를 받아들여 집안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일념 때문. 거래소 남영태(南永台)전무는 “야후코리아의 상장을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밝혀 조건 완화방침을 시사했다.
반면 상승가도를 달리는 코스닥시장측은 냉담하다. 코스닥증권시장 강정호(姜玎鎬)사장은 “일반투자자들도 등록후 주가상승의 수혜를 고르게 누려야 한다”고 말해 조건완화 불가원칙을 분명히 했다.
야후코리아측은 양 시장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 나스닥시장에 직접 상장하겠다는 방침. 한 관계자는 “야후코리아는 언제라도 나스닥 상장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가는 얼마나 될까〓야후코리아의 주가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ING베어링 서울지점은 야후코리아의 시가총액을 5조원으로 추정한다. 주식수가 18만주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당 가격은 2700만원이 넘는 셈. 최근 액면가의 3600배인 주당 1800만원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라이코스코리아보다 주당 900만원이 더 비싼 수준이다. 시가총액으로는 이미 등록된 경쟁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1조801억원(23일 종가 기준)의 5배 수준.
야후코리아측은 상장 또는 등록조건이 완화되면 유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통해 주가를 낮출 방침.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야후코리아의 주당 가격을 1000만원대로, 공모가를 600만∼700만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벤처기업 엔타임닷컴이 최근 네티즌 404명을 대상으로 야후코리아의 상장 첫날 주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주당 평균 223만원이 나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먼저 등록해 인지도가 급상승한데 따라 반사적인 불이익을 본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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