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반입을 추진해온 의류업체 태창은 27일 “96년 터파기 공사를 시작한 금강산 온정리의 샘물공장이 다음달 1일 준공돼 하순경 금강산 샘물이 국내에 첫 반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창 내달말부터 직반입▼
▽샘물 전달경로〓태창의 금강산샘물은 온정리 공장에서 1.8ℓ 페트병에 담겨져 장전항의 바지선에 선적된 뒤 울산항에 반입된다. 온정리 병입시설은 1일 15만병, 연 8만t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 태창은 올해 샘물사업 매출을 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창관계자는 “동석동 일대에서 나오는 하루 4000t의 생수중 고작 500t을 취수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샘물의 국내 판매를 맡은 동원산업은 ‘태창금강산샘물’이란 상표를 붙여 시판한다. 태창은 현재 장전∼울산간 바지선 수송을 D, H 선사 등에 맡기기로 하고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주영(李柱泳)태창사장은 “금강산 일대 생수중 성분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난 외금강 동석동 지역을 취수원으로 골랐다”고 밝혔다. 동석동 샘물은 다른 금강산 샘물과 마찬가지로 화강암반을 뚫고 솟아나는 ‘용출수’.
이사장은 “북한 당국이 생태보전특별구역으로 관리해 오염원이 전혀 없으며 이 샘물에 대해 일본 수질전문가들이 ‘정수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사장은 준공식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26일 입북했다.
▼北과 첫 '합작' 결실▼
▽남북 첫 ‘합작’회사〓금강산 샘물사업은 97년 ㈜대우의 남포 공장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태창이 60%를 출자하고 조선능라888무역총회사가 나머지를 출자해 금강산샘물합작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동해 북한잠수함사건 등 국내외적 외풍이 거세 추진력이 떨어진 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8년 태창이 부도를 냈다.
98년 11월 태창이 화의인가를 받지 못했다면 샘물사업은 사실상 금강산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 넘어가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았다.
태창 관계자는 “북 당국이 남북교류사업체에 ‘합작’이란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사명에 합작이나 합영이란 단어를 쓰게 되면 남측의 실체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북측은 이를 극력 회피했었다. 현대 금강산관광사업의 경우도 현대의 단독투자 사업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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