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스포츠센터 등 부대시설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업체들은 주장하지만 이들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분양가는 턱없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5000여 가구의 초고층 아파트가 분양됐으며 올해에도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1만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분양가 거품이 걷히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부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적정가' 두배 요구도▼
▽적정분양가는 평당 800만원대〓H건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분양 중인 S아파트 건설부지의 땅값은 평당 1400만원대. 용적률 600%를 감안하면 연면적 1평의 땅값은 대략 240만원이 된다. 여기에 시공사의 이윤이 포함된 건축비를 최고급 호텔을 짓는데 드는 평당 450만원으로 계산하고 기타 홍보비 관리비 등을 포함하더라도 평당 800만원이면 업체의 이윤이 충분히 보장되는 셈이다. 하지만 H건설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로 1160만∼1700만원을 제시했다. 적정가격보다 평당 300만원 이상을 더 받고 있는 것.
S건설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짓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도 비슷하다. 건설부지 땅값은 평당 1200만원대이고 용적률 850%를 적용하면 연면적 1평의 땅값은 140만원 수준. 여기에 400만원대의 건축비를 포함하더라도 700만원대의 분양가면 업체 이윤은 충분히 보장된다. S건설측은 평당 900만원대에 분양 중이다.
▼미분양부담 소비자 전가▼
▽분양가 왜 비싼가〓업체들이 분양가를 높게 매기는 것은 고급 아파트라는 명분 때문. 첨단 설비와 고급 마감재를 적용했으니 당연히 분양가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벽에 금칠을 하더라도 이 정도 분양가는 지나친 폭리”라고 꼬집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분양가를 높이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낮은 분양률. S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 아파트는 예약률이 수십대 1에 달해도 실제 계약률은 30%도 안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미분양에 따른 손실분을 미리 분양가로 산정한다”고 실토했다. 결국 미분양의 부담이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 조금씩 전해지면서 초고층 아파트의 분양권시세는 분양가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한국부동산 경제연구소 전광영소장은 “서울지역에 더 이상 신규아파트 사업부지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초고층아파트는 상업지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치고 빠지기식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면 건설업체들도 더 이상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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