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메시징서비스 전문벤처 베스트나우(www.bestnow.com)는 급여일인 25일 21명의 전직원에게 인터넷공간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사이버머니 4000여만원을 지급했다. 개개인의 사이버계좌로 예전에 받던 금액과 동일한 월급이 입금됐지만 현실 공간에서 사용하려면 ‘진짜’ 돈으로 ‘환전(換錢)’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직원들은 신기해하면서도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
사이버머니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점에서 집으로 전화를 해 사정을 설명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경제권을 쥔 아내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린 직원도 있었다는 후문. 이 회사 윤상복 대리는 “평상시 술값으로 적지 않은 돈을 썼는데 바로 쓸 수 없는 사이버머니를 지급받아 다음달 지출금액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노승환사장은 “인터넷을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는 직원들조차 전자상거래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직원들이 전자상거래를 자주 경험하도록 사이버머니 월급제를 과감히 도입했다”고 말했다.
전자지불서비스 개발벤처 씨포켓닷컴(www.cpocket.com) 역시 이날 전직원 15명에게 3000여만원의 사이버머니를 월급으로 나눠줬다. 사이버머니라고는 하지만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와 ‘환전’ 버튼 클릭만으로 손쉽게 실제 은행계좌로 옮길 수 있어 별다른 불편은 없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씨포켓닷컴 관계자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단점이 있으나 환전 또는 이체시 수수료가 전혀 없고 실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직원들의 정보화 마인드 제고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포켓닷컴측은 이같은 사이버머니 월급제도가 여러 기업으로 확산되리라고 확신한다. 현재 오프라인 기업 한곳을 포함해 10여개사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사의 사이버머니를 사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다음달초부터 1000여개사로 크게 확대된다는 것.
씨포켓닷컴은 이밖에도 PC가 아닌 휴대전화 및 일반전화로도 손쉽게 실제 현금화할 수 있고 전국 가맹점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7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화 전기 수도 등의 각종 공과금을 사이버머니로 지불하는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앞으로 사이버머니의 지출범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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