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뛰고 또 뛰고” 월드컵前 1000 ‘희망가’

  • 입력 2002년 3월 14일 17시 45분


주가가 본격 상승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깔딱고개’로 여겨지던 종합주가지수 850 선을 강하게 돌파함으로써 1,000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외국인이 3643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4549억원어치나 순매수해 앞으로 주가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초에 1,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9년과 94년 및 99년에 이어 4번째 4자릿수 시대가 열린다는 것. 특히 ‘이번에 1000을 돌파하면 세 자릿수로 다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느니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느니 하는 얘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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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조정, 긴 상승〓그동안 증시를 짓누르던 트리플위칭(주가지수선물과 옵션 및 개별주식옵션의 만기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종합주가지수는 3번이나 장중에 850 선을 넘었다가 되밀렸다. 외국인들이 단기급등을 이용해 차익을 실현하려고 삼성전자를 팔았던 것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러나 14일 비차익 프로그램매수가 5222억원에 달해 개인들이 트리플위칭을 이용해 우량대형주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도 삼성전자 외에는 다른 종목은 그다지 팔지 않아 한국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몇몇 전문가들은 “조정을 짧고 얕게 하고 상승은 길고 높이 하는 대세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익+저금리+저공급의 ‘세끌이 장세’〓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상장회사의 이익이 엄청나다는 것. 굿모닝투자신탁운용 강신우 상무는 “종합주가지수가 세 번째로 1,000을 넘었던 99년에 상장회사 순이익은 5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순이익은 20조원으로 사상 최대로 예상돼 주가는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로 금리가 낮다는 점이다. 시중실세금리를 나타내는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연 6.3% 수준이다. 99년 말(9.05%)에 비해 2.8%포인트가량 떨어진 것. 한빛증권 신성호 이사는 “금리는 떨어진 반면 이익은 늘어 적정주가는 99년을 100으로 했을 때 올해는 120.5로 오른 뒤 내년에는 151.8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셋째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도 주식공급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99년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하자 거래소에서만 40조원이나 공급됐다. 코스닥과 장외시장을 합할 경우 100조원가량이 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올해는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도 신규 상장이나 유상증자가 그다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월드컵 전에 1,000시대 열린다〓종합주가지수는 이르면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중에 1,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종합주가지수는 전 저점에 비해 80%나 올랐지만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으며 기관들이 아직 주식을 사지 못했다”며 “월드컵 전에 1,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도 2·4분기 말(6월 말)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조사담당 이사는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사지는 않겠지만 크게 매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LCD 화학 자동차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는 꾸준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900은 넘긴 뒤 쉬었다가 1000 돌파도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것

액츠투자자문 정진호 사장도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돼 채권은 마이너스 수익이 날 것으로 우려되며 부동산은 정부 규제가 잇따르고 있어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며 “주가가 저가에 비해 크게 올랐지만 올해 이익을 감안할 때 아직도 추가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명해진 증시〓동부증권 정종렬 사장은 “이번에 1,000을 넘어서면 과거처럼 되밀리지 않고 1,000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회사의 이익이 많이 나는데 경영투명성이 높아져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이익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줄어들어 주식의 제값받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국투자신탁증권 홍성일 사장도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의 감사의견을 받거나 2년 이상 자기자본금을 전액 잠식당한 기업을 즉시 상장폐지함으로써 이른바 ‘작전’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기업공개나 유상증자가 그다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가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이 좋은 우량주 장기보유〓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때는 매일매일 시세판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상승세가 꺾일 때까지 그대로 갖고 있어야 한다. 시카고투자자문의 김지민 사장은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계속 보유하고 주식이 없는 사람은 상승추세에 있는 종목을 매수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주식을 샀는데 떨어지면 손절매하면 된다”며 “지금은 주식을 사지 않아 이익을 얻지 못할 위험이 주식을 산 뒤 손해볼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주식투자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기업이익과 금리 및 주가 추이
항목19992000200120022003
종합주가지수(포인트)1,028504693
주당순이익(원)2,9522,8112,3473,5084,459
국채수익률(연%)9.056.757.047.58.5
이익 및 금리기준 적정주가10097.381.0120.5151.8
※주가지수 및 국채수익률은 연말기준, 주당순이익은 상장기업의 평균, 적정주가는 99년(100) 기준으로 산출한 해당연도의 이론상 주가.
자료:대우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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