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아파트 관리비 그것을 알고 싶다

  • 입력 2003년 3월 18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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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름값이 뛰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생활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매달 나가는 아파트나 사무실 관리비는 적잖은 부담이다. 관리비는 상품별, 난방방식, 규모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관리비도 자세히 살펴보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간단히 절수형 수도꼭지를 설치하는 것부터 난방방식을 바꾸는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이런 차이가 왜 생기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관리비의 비밀’을 알아본다.》

▽관리비는 다르다=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해 말 전국 339개 아파트 단지의 월 관리비를 조사한 결과 평당 평균 2479원이었다. 32평형 아파트라면 월 관리비는 7만9328원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고급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은 서울(8만5856원)이 가장 비쌌다. 신축 아파트가 많은 경기 용인(6만1216원) 수원(6만2272원) 등은 서울보다 2만원 이상 쌌다.

아파트에서 관리비 차가 나는 주된 이유는 난방 방식.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32평형 아파트의 연간 난방비(올 1월 도시가스요금 ㎥당 457원 기준)가 △중앙난방 99만원 △개별난방 89만1000원 △지역난방은 66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등 사무실의 관리비는 난방방식도 영향을 미치지만 판매 촉진을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컨설팅회사인 해밀컨설팅이 지난해 수도권 오피스텔 40개를 조사한 결과 월 관리비는 평당 평균 8200∼8500원. 이 가운데 가장 싼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신도시로 평당 평균 4800∼4850원. 반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마포로 1만125원이었다. 주거용 비율이 높은 분당과 일산신도시 오피스텔은 쉽게 임차인을 구할 수 있도록 관리비가 낮게 책정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주상복합아파트의 평당 평균 관리비는 일반 아파트보다 최소 3.5배 이상 비쌌다. 서울 강남구 A아파트는 평당 1만2374원, B아파트는 8090원이었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비싼 것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건물 안에 다양한 입주자 전용시설이 많아 유지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리비, 이렇게 줄이자=‘관리비 구조조정’의 1순위는 난방비와 인건비를 줄이는 것. 특히 중앙난방을 개별·지역난방으로 바꿀 때 연료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 관련 인건비까지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난방방식을 고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93년 8월 입주한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S아파트의 경우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관리 전문회사 ‘뉴 하우징’(대한주택공사 자회사)의 김윤호 부장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벗어나 단지 내 시설물을 활용해 수익사업을 벌이는 경영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간단한 아파트 청소는 입주자가 공동으로 하고 △관리에 필요한 자재는 주변 단지와 공동으로 구매하며 △낮시간에 비는 단지 내 주차장이나 입주자 전용 스포츠시설을 유료 개방하는 것 등이 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아파트는 외환위기 이후 낮시간대 단지당 60∼180대분의 주차공간을 활용해 30분당 500∼1000원, 월 8만∼12만원씩을 받고 외부인에게 개방해 매월 1000만∼15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곳이 관리비 싸다=고유가 시대에 연비가 좋은 자동차가 잘 팔리는 것처럼 경기 침체기에 관리비가 적게 드는 ‘절약형 아파트나 사무실’을 고르는 것도 삶의 지혜다. 아파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지 규모가 클수록 관리비가 적게 든다. 대단지 아파트는 일반관리비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

최근에 지은 아파트도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기존 아파트처럼 각 동(棟)마다 2, 3명씩 경비원을 배치하는 대신 대부분 무인경비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짓는 아파트는 주택건설회사가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공용부분 전기 컨트롤 시스템 △디지털 온도 조절기 △원터치형 수도꼭지 등을 분양가에 포함해 설치해 주고 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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