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라=서비스 회사를 바꾸려는 소비자 수백만명을 끌어오기 위해 각 회사는 1차적으로 브랜드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피드011, n016, LG019 등의 브랜드는 010번호 통합으로 더 이상 쓰기 어려워졌다. 각 회사는 일반 서비스용과 차세대 멀티미디어 통신용으로 나눠 신규 브랜드 전략을 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7개 분야의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내세운 ‘스피드 011 레인보우(Rainbow)’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ting, TTL, UTO, CARA 등 타깃고객층에 따른 산하 브랜드를 모두 아우른다. 멀티미디어 통신용으론 차세대 기술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을 부각시킨 신규브랜드 ‘스피드 011 WCDMA’나 기존 멀티미디어 브랜드인 ‘준(june)’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동안 Bigi, Na, Drama, Main 등 산하 브랜드들에 신경 써온 KTF는 ‘KTF’라는 사명 자체를 메인 브랜드로 설정했다. WCDMA 브랜드는 인기가수 서태지에게 모델료로 32억원을 주고 시작한 ‘핌(Fimm)’으로 밀고 나갈 예정이다.
LG텔레콤은 아예 카이와 카이홀맨 등 서브 브랜드를 폐지했다. ‘LG텔레콤’ 사명을 이용한 단일 브랜드 전략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전략폰’을 확보하라=가입회사를 바꾸려는 소비자들은 우선 휴대전화기를 바꿔야 한다.
SK텔레콤의 셀룰러 주파수 단말기와 KTF 및 LG텔레콤의 PCS 주파수 단말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KTF와 LG텔레콤끼리라도 가입회사의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위해선 단말기를 바꾸는 것이 좋다.
결국 얼마나 좋은 단말기를 대리점에 진열하느냐가 이동통신회사간 경쟁의 한 축인 셈이다.
LG텔레콤은 최근 일본 카시오의 휴대전화기 ‘캔유’를 들여와 팔고 있다. 그동안 주로 LG전자에서 단말기를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국내 중견 단말기업체는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단말기업체들과도 제휴를 늘려갈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최근 단말기생산 자회사인 SK텔레텍과 KTFT의 단말기 공급물량을 늘리고 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러 이동통신회사에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어 자신들만의 전략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견 단말기업체 텔슨전자의 유종수 차장은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후 새로 생기는 단말기 수요는 신규 수요가 아니라, 싸고 디자인이 좋은 제품에 대한 대체 수요”라며 “중견 단말기업체와의 협력을 원하는 이동통신회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등 각 단말기업체들은 셀룰러와 PCS를 모두 쓸 수 있는 듀얼밴드(dual band)폰을 준비 중이다.
▽서비스로 승부해야=경쟁의 또 하나의 축은 서비스다. 현재 이동통신회사들의 통화품질 및 요금수준은 엇비슷하다. 결국 번호이동성제 실시 후 소비자들을 끌어오려면 남보다 친절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상무를 책임자로 한 ‘커스터머(customer·고객)사업부문’을 신설했다. 또 2000명의 고객평가단을 구성해 서비스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할 계획이다.
KTF는 9월부터 고객 상담 전화를 평일 24시간 운용체제로 바꾸고, 매달 10일을 전체 서비스 시스템을 점검하는 ‘통화품질의 날’로 정했다.
KTF 남중수(南重秀) 사장은 “앞으로 근무시간 중 절반 이상을 고객과 일선 직원들을 만나는 데 쓰겠다”고 선언했다.
LG텔레콤은 6월부터 고객의 불만을 수집해 책임부서에 벌점을 부과하는 ‘고객불만 총량관리제’를 도입했다.
LG텔레콤 남용(南鏞) 사장은 “일단 가입시키고 보자는 과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며 “번호이동성제도로 인해 이동통신회사간의 진정한 서비스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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