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장기적인 국내외 금융환경은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다. 선진국 금리가 들썩이고 국제유가까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금리가 인상 압력을 받고 있는 것.
◆美-英-EU 금리 '들먹'
무엇보다 미국 금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올해까지 4년 연속 4%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16일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6월, 8월에 이어 올들어 세번째.
그러나 9년째 장기호황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경기를 진정시키기에는 금리수준이 아직도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FRB는 내년 상반기중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국내증시는 ‘미국 금리인상→미국 주가하락→미국 경제침체→국내기업의 대미수출 감소→국내 주가하락’의 연쇄타격이 우려된다.
그나마 다행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미국금리가 국내증시의 교란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FRB가 16일 금리인상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추가 금리인상은 없다’고 시사했기 때문이다.
다른 선진국들의 금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 EU(유럽연합)와 영국에서 내년중 금리를 또 한번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일고 있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은 지난 10월 단기금리를 각각 0.5%, 0.25% 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일본에서도 실세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들썩거리고 있다.
◆내년 유가 30달러까지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도 국내경제에 주름살을 주는 요인이다.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예상보다 적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27달러선을 넘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잘 지키고 다른 산유국들도 이에 동조할 경우 2000년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금리 상승 압력
이같은 국제경제 여건은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금리가 오르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가 상승해 국내물가를 밀어올리면 국내금리는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외국투자자들은 IMF위기 이후 경기회복 속도만 보더라도 한국정부가 금리 인상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대우사태와 투신사문제가 해결돼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느정도 불식되는 내년 상반기에 현재의 저금리기조가 정책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오문석〈LG경제연구원 글로벌 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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