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나스닥 폭락은 투자자들이 단기 가격상승폭이 과대했던 첨단기술주를 팔아 이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전통우량주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 아마존 게이트웨이 등 핵심 기술주들의 작년 4·4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훨씬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포토폴리오 변경의 도화선이 됐다. 반면 전통 우량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다우존스지수는 7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증시의 최대 교란요인은 2월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조작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미국 경제는 인력부족과 임금상승의 지속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돼가고 있어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인상폭. 미 채권시장에서는 0.25%포인트의 금리인상 예상이 우세해지면서 장기금리가 작년보다 0.25%포인트 상승한 6.5%를 기록중이다.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은 증시에도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의 우려대로 인상폭이 0.5%포인트로 결정될 경우 미 증시는 추가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리인상은 영업수익이나 자기자본보다는 타인자본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벤처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준다. 금리인상에 따른 미 증시의 조정은 일차적으로 국내증시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미 증시에서 이탈된 자금이 국내증시로 추가유입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불확실하며 중장기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금리인상폭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작년 12월의 미국 도매 및 소매물가가 각각 13,14일(현지시간)에 발표된다. 이때부터 2월초까지 미 증시가 또 한번의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이번주부터 작년 4·4사분기 기업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장기소외돼왔던 제약 금융 화학 등 전통업종의 가치주들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오문석(LG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