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 韓 美 폭락장세,금리동향은 반대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25분


최근들어 폭락세라는 닮은 꼴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이 한가지 점만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 동향이다.

한국의 금리는 단기간의 하락에 따른 조정과 자금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며 주식시장 및 채권가격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다. 미국에서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도, 영향을 받지도 않는 모양이다.

지난 주 나스닥 시장이 기록적인 폭락을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시중 실세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나갔다.금주 들어서도 주식시장의 혼조세와는 달리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세금리의 기준이 되는 30년 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7월 중순의 5.9%대에서 5.7%대로 내려앉아 0.2%p나 하락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에도 좀처럼 내려서지 못하던 6%의 마지노선을 뚫고 5%대로 내려선 상황이다.

이러한 금리의 안정은 전통 블루칩들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하방경직성을 지켜주면서 완만하나마 상승세가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해준 반면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한 나스닥 시장의 조정세는 막아내지 못했다. 이같은 금리 안정의 가장 큰 요인은 인플레이션이 진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원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도 멈췄고 무엇보다도 미국 국민들의 소비가 과열수준에서 이제 누그러졌다.

이에 금리의 안정세가 진행되는 한 미국증시의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서고 있다. 금리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삼던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볼 때 이러한 전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할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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