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애널리스트들이 무더기로 반도체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베어스턴 증권사와 토마스 와이셀 증권, 체이스 H&Q증권 등에서 D램 생산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에 대해 경쟁적으로 매수의견을 내놓았다. 또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업체인 인텔사에 대해서는 베어스턴 증권에서, AMD사에 대해서는 제라드 클라우어사에서 매수의견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Bank of America(BOA)의 리차드 휘팅턴이라는 애널리스트의 매수 의견이었는데, 그 까닭은 바로 이 애널리스트가 지난 주 인텔사와 AMD사에 대해 두단계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함으로써 반도체 주가하락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BOA는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AMD사에 대해 9월 13일 그 동안 유지해오던 ’적극매수‘에서 두 단계 낮춘 ’중립‘(Market Perform)으로 바꾸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후 양사 주가는 모두 급격한 하락을 보였고 이어 전체 반도체 주식의 하락을 몰고왔다. 또 이러한 등급 조정이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 정점 논의와 맞물리면서 시장을 흔드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주일도 안돼 이번엔 다시 “매수”로 자신의 의견을 뒤집으면서 반도체 주가가 급등을 기록한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의견 조정이 있을 시엔 급격한 시장변화가 있기 전에는 최소한 수개월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이번 의견 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반도체 주식의 등급 상향 조정과 함께 전반적인 시장의 의견은 아직 반도체 경기 정점 논의는 성급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BOA와 함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놓았던 DLJ사의 경우에도 수십개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에서 유일하게 혼자서 매도를 부르짓고 있는 상황이며 이번 인텔사 투자의견 소동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도체 주식에 대한 성급한 의견 조정에 대해 신중론이 대두되는 모습이다.
맴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