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두 후보 모두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을 확실히 신임하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사회자가 앞으로 경제 위기 즉, 주가의 폭락이나 금융기관의 파산등이 벌어질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텍사스 주지사인 부시 공화당 후보는 특별한 정책 제시를 하기 보다는 “상황 파악을 위해 가장 먼저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리고 “상황 파악 후 적절한 정부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을 했다. 또 현 부통령인 고어 민주당 후보도 멕시코 페소화 사태 및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그린스펀 의장이 함께 일하면서 극복할]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위기 극복이 가능함을 역설했다.
양 후보 모두 정책 제시 보다는 그린스펀 의장과 일을 하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변한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경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의 위상이 누가 집권하던지 간에 다음 정부까지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 확인된 셈이다. 현재 그린스펀 의장의 임기는 클린턴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4년 임기를 연장해 2004년까지 보장돼 있다.
고어 후보는 이미 2004년 이후의 임기 연장 까지 약속한다고 밝혀 그에 대한 믿음을 밝힌바 있고, 부시 후보도 임기 연장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동의하는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토론회의 발언으로 인해 재신임 가능성을 높여 놓았다.
실제로 그린스펀 의장은 레이건 행정부 때 등용이 된 공화당 계열의 인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번의 연임을 통해 경제 성장의 과실은 민주당 정권인 클린턴 행정부 때 결실을 맺게 됐고, 이제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할 것 없이 경제 대통령인 그린스펀 의장에게 구애를 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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