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어 후보나 공화당 부시 후보의 경제정책 차이가 크지 않고 경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임기를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악관 주인이 어느 누가 되든지 금리정책에는 기조변화가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도 주식시장의 움직임으로 선거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색다른 시각이 있다. 즉, 부시 후보를 지지하는 업종의 주가가 오를 경우엔 부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고어 후보를 지지하는 업종의 주가가 오를 경우엔 고어 후보가 당선된다는 논리다.
개별 기업으로는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 차이가 박빙이어서 뚜렷하게 한 후보에 대해 호불호를 말할 입장이 못되지만 부시 후보의 당선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종목은 주로 대형 전통 제조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인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기업들의 독과점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방위산업에 대한 지출 확대 가능성 때문이다. 또 대형 제약업체들은 부시 후보가 당선되면 의약가격 인하 압력이 누그러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어 후보는 이들 대형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신랄히 공격한 바 있다.
따라서 방위산업체나 석유 메이저들 그리고 제약업체가 몰려 있는 다우지수가 반등을 보일 경우 부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석한다.
이와 반대로 정보고속도로를 주창한 바 있고 환경문제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고어 후보의 전력으로 인해 하이테크 관련 주식들과 환경친화적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경우에는 고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월요일(미국 현지시간 6일) 뉴욕증시에서는 제약주와 대형 석유업체들 그리고 대형 제조업 등의 주가가 주도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반면, 기술주들이 주로 몰려 있는 나스닥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대로라면 부시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월가 투자자들의 예측력이 과연 정확한지는 결과가 나와야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