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무려 39%의 하락을 기록해 나스닥시장 출범이후 29년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무성하다.
다우지수도 나스닥시장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지만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전통주들도 기대에 못미치기는 마찬가지였던 셈.
2001년 미국 증시 및 세계 경제 전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현재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으나 새해 벽두에 발표된 경제 지표 하나가 이런 기대를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지난 2일 발표된 12월 전미 구매자 협회 지수(NAPM)가 지난 10년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 NAPM지수는 제조업 활동 지수로 여겨지는 주요 경제 지표중에 하나인데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일 경우 경기 활황, 50 이하에서는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지표다. 이번에 발표된 NAPM 지수는 43.7을 기록하면서 지난 1991년 이후 10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1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기 호황이 시작된 해로써 NAPM지수가 10년전 수치로 돌아갔다는 것은 지난 10년에 걸친 경기 호황국면의 퇴조를 의미하기 때문에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다. 실제로 몇몇 경제 전문가들은 NAPM지수의 45 이하를 확실한 불황국면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문제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의 평균치인 47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즉, 현재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이 경기 연착륙을 예상하고 있는 마당에 실제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이들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날 발표된 NAPM지수를 경기가 예상보다 급하게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주식시장이 일대 혼란을 빚은 것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현재 경기가 이미 경착륙의 궤도를 그리고 있다는 경고를 무시할 수 없게 돼버렸다.
현재 미국증시에서는 빠르면 1월말에 단행될 것이 전망되는 금리 인하가 이러한 경기 및 주식시장 침체를 되돌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악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증시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어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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