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논쟁에 있어 대표적인 비관론자 중의 하나인 스티븐 로치는 작년말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의 연착륙의 가능성이 크지만 경착륙 가능성이 40% 정도 있으므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그 보다 훨씬 비관적으로 경기를 보는 논객도 있었으나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새해들어 처음으로 내놓은 경제 논의에서 “미국 경제는 침체(Recession)국면에 진입해 있으며 미국 경제의 침체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이 45%에 달한다”는 경고를 하고 나섰다. 그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올 해 1/4분기와 2/4분기 내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잠재 성장 수준인 3% 내외, 최소한 2%대의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연착륙을 의미한다고 할 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견해는 결국 연착륙은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과 다름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낙관론자들도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낙관론자의 대표격인 골드만삭스사의 수석투자전략가 애비 조셉 코엔은 미국 증시의 현재 가치는 약 20%나 저평가 됐으며 특히 천대받고 있는 기술주들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낙관론자인 메릴린치사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크리스틴 캘리스도 이전의 주장을 거푸 제기하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주식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견지를 유지했다.
현재 월가에서는 주식시장의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