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거대 M&A와 부시의 함수

  • 입력 2001년 1월 17일 18시 39분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을 기록한 타임워너사와 AOL간의 합병이 승인됐다.

이미 유럽연합에서 이들 합병에 대한 승인이 이뤄졌고 또 조지 W 부시 정권의 탄생과 함께 대기업에 대한 견제 조치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물론 이번 결정이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공식적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겠지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반독점에 대한 우려로 주저해왔던 기업들의 M&A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결과가 당장 나타나고 있다.

지난 번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TWA항공 인수로 항공업계가 빅2를 중심으로 재편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와중에 이번에는 세계 최대의 식품사인 스위스의 네슬레(Nestle)사가 미국내 최대 애완용동물사료 업체인 랠스턴 퓨리나(Ralston Purina)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은 이로써 세계 2위의 항공사의 입지를 굳히게 됐으며 작년 유에스 에어웨이를 인수한 세계 1위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함께 선두 경쟁에 나섰다.

한편 세계 식품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네슬레사의 총 112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인수는 지난 번 퀘이커 오츠사의 인수 경쟁에서 미국의 펩시사에게 물러선 이후 사료 업체로 새롭게 눈을 돌린 것으로 명실상부하게 세계 1위의 식품업체의 자리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합병 프리미엄이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피인수업체인 퓨리나사의 주가는 단번에 30% 가까이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시 행정부의 규제 완화책에 기댄 전략이라기 보다는 기업 생존을 위한 M&A 전략이겠지만 부시 행정부 등장과 함께 M&A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점에 월가는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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