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시간당 노동비용도 지난 96년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라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절감효과가 나타났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연간기준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노동비용 절감을 기록했지만 문제는 이러한 생산성 증가율이 계속 줄고 있고 또한 노동비용은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기별로 집계되는 생산성 지표는 작년 2/4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해 4/4분기에는 2.4%에 지나지 않았으며 노동비용도 작년 2/4분기에 감소한 것을 끝으로 계속 증가해 4/4분기에는 4.1% 상승을 기록했다.
생산성 둔화는 경기 둔화와는 또 다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생산성은 결국 경기와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변수지만 현재의 경기 회복 대책만으로 생산성을 회복시키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경기둔화엔 금리 인하나 세금 감면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취해 경기를 살리면 된다. 그러나 금리 인하로 인한 비제조업부분의 경기 활황이 촉발된다면 생산성 둔화와 노동비용 상승이 개선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경제가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없는 경제를 구가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대로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의 소비 심리라면 금리 인하 처방과 감세 정책의 추진 등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IT산업의 몰락과 이런 고성장 기업들의 성장동력의 감소로 생산성 향상의 선순환이 엉켜버린다면 금리 인하 및 감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번 4/4분기 생산성 둔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양호하게 나타난 점과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전 지표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2001년에도 생산성의 급격한 회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신경제에 대한 우려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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