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희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전문조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가 전국의 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크게 회복한 것이다.
지난 1월과 2월엔 급격한 하락을 보여 4년여만에 최악의 수치를 나타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는데 이번 3월 조사에서는 당초 예상치였던 105를 훌쩍 뛰어넘어 117을 기록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지수이면서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향후 6개월간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릴 예정임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실제 지출이 일어난 것이 아닌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지만 이 지표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할 정도로 소비심리의 회복만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있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와 대규모 감세가 예정됐음에도 소비자들의 심리가 되살아나지 못한 이유는 계속되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대량 감원이 몰아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감원 열풍이 다소 줄어들고 또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도 점차 줄것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살아난 것이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구입을 계획한 가구수는 줄었으나 주택 및 가전제품의 구입을 계획하거나 고용사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답변한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자신감 회복에 영향을 주었다.
이날 폴 오닐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아직 건전하며 성장엔진이 아직 식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고, 부시 대통령도 올해 초로 소급 적용되는 대규모 세금 감면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소비 심리 회복 확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심리 회복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반등을 일궈냈다.
진정으로 주식시장 반등에 중요한 요인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보다는 경기 회복의 가시화라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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