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그간 충격을 덜 받았던 전통주들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져 다소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올들어 10% 가까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필립 모리스는 말보로라는 담배로 유명한 담배회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식품회사를 적극 인수해 세계 2위 규모의 맥주 브랜드인 밀러 맥주를 생산하고 오레오 쿠키 및 맥스웰 하우스 커피를 생산하는 등 세계 2위의 식품회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담배가 수익의 60%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높은 만큼 담배업의 업황에 실적이 좌우되는 담배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경기가 침체를 걸은지 오래고 세계 경제 또한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필립 모리스사의 실적은 증가일로에 있다. 올 1/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무려 21억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의 이익보다 2.2% 증가했고 매출액도 11%나 증가해 최근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여타 기업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대형 소송사건에 시달리는 담배 매출은 미국내에선 감소했지만 담배가격을 올리면서 이득을 보았고 해외에서의 담배 판매는 불리한 환율 상황에서도 호전을 보였다.
또한 전략적으로 진출한 음식료 부분은 경기 후퇴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축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호전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절대적인 실적 수준도 호전됐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실적도 뛰어넘어 결국 주가상승으로 연결이 되고 있다.
불리할 것으로 여겨졌던 흡연자들과의 소송에서도 몇몇은 승소하는 등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진행되지 않은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자사주매입까지 단행하면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자리잡아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경기가 침체를 걷고 있는 와중에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서 떠오른 것이다.
한편, 필립 모리스가 실적을 발표하는 당일 마침 기술주를 대표하는 인텔사도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예상치에 비해서는 호전된 수익을 발표해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하락세를 크게 보여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기술주에 투자할 것이냐 아니면 큰 실패없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는 경기 방어주에 투자해야 하는가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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