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반도체 바닥논쟁 낙관론 다소 우세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17분


반도체 업종의 바닥 논쟁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지난 4월 비관론자와 낙관론자와의 대결에서는 낙관론자가 판정승을 거뒀다. 낙관론자의 수가 열세였지만 주가가 크게 반등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반도체 주가는 경기 후퇴와 함께 다시 하락해 또다시 반도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지난 4월 유일하게 반도체 업종의 회복을 부르짖었던 살로몬스미스바니 증권사의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조셉은 이번엔 외로운 투쟁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당시 비관론으로 일격을 가했던 메릴린치 증권의 조 오샤가 긍정적인 의견으로 돌아섰기 때문.

게다가 조나단 조셉이 이번에는 다소 주춤거리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먼저 기습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올리면서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조나단 조셉은 메릴린치에게 선수를 빼앗긴 후 오히려 인텔에 대한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지난번과는 달리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업종의 회복에 비중을 두고 투자를 권유하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몇몇 소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반도체 업종에 회복을 전망하고 나서면서 긍정적인 의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부정적인 의견을 펼치던 애널리스트들도 가만 있지 않는 분위기다. 작년부터 인텔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시장의 각광을 받았던 리만 브라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댄 나일즈는 이번에도 포문을 열고 인텔의 추가 가격 인하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면서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관론에 대해 지난 번과 같이 메릴린치의 지원이 어려워졌고 영향력이 높은 모건스탠리 딘 위터 증권에서도 아직까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관론자가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지난 4월과 같이 단기간에 크게 올라 낙관론을 펼치던 애널리스트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결국 주가가 이들 논쟁의 승부를 갈라놓겠지만 열세를 면치 못했던 낙관론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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