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MIT교수의 주장으로 촉발된 달러 약세론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이 달러화 약세를 초래할 수밖에 없고 결국 달러화 약세는 미국에 유리할 것이란 주장이다.
사실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도마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의 재무장관에 월가 출신이 아닌 제조업 출신의 폴 오닐 장관이 임명되면서부터 슬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폴 오닐 재무장관의 평소 소신이 달러 강세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월가와 밀월을 즐겼던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와 달리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는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달러화 약세가 정부 정책으로 비롯된 흔적은 없지만 부시 행정부로서는 굳이 달러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초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가치하락이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계속된 금리 인하로 미국과 유럽, 일본간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금리 인하에 인색한 유럽에 비해 낮은 금리로 내려 앉으면서 달러화가 고평가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해서 경기 회복으로 연결됐다면 다시 강한 달러로 돌아섰겠으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달러가 강세로 되돌아서기까진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주말 나타난 무역수지 적자폭도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부담을 주었다.
수출회복을 기대하는 제조업체와는 달리 월가에선 이러한 달러화 약세를 반기지 않고 있다.
수출 증대로 인한 무역수지의 개선 효과보다는 자본 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타격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다만 폴 오닐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 정책 고수 발언도 있었고 미국과 달리 일본의 경우 약한 달러를 견디기 어렵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시장 개입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추가 약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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