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 않은 겨울 날씨는 경제에도 영향을 비친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경기전망자료(일명 베이지 북)는, ’소매판매 부문에서 일부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따뜻한 날씨로 인하여 계절의류나 용품의 판매는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간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의 투자자들은 경기회복의 가시적인 증거를 민간소비의 회복에서 찾고 싶어한다. ‘미국 최대의 쇼핑시즌이 좀더 추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도 하다. 최근 유가가 99년 중반이후 다시 배럴당 20달러를 밑돌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가 큰 요인이지만, 미국의 겨울 난방유의 수급에 여유가 있는 것도 한 원인이 될 것이다. 낮은 유가는 에너지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2000년보다도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는 수출의 증가보다는 수입의 감소, 그 중에서도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수입액의 감소가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도 미국의 도매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안정을 보이고 있는 것도 낮은 유가에 도움을 받은 것이다. 만약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지난해 11차례에 걸친 연방기금금리 인하는 어려웠을 것이다.
다음주 29일과 30일은 금리결정을 위한 연방준비기금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물론 지난 11일 있었던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경기관련 발언 이후 경기에 대한 우려는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경기회복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2번째 연방기금금리 인하를 따뜻한 겨울의 선물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김남태<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knt@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