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분위기도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1월과 비슷하다. 4월에 발표된 기업들의 올 1·4분기 실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이러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둘러싸고 경기회복과 기업들의 실적회복 속도에 관해 의견이 분분한 것도 마찬가지다.
경기회복과 관련된 관심도 생산 증가와 기업들의 투자회복에서, 그 이전 수준인 노동시장 개선과 민간소비로 되돌아갔다. 이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4월 17일 의회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발언에서 “지금 경기는 회복 중이지만 최종 수요의 증가와 같은 경제 전반에 남아있는 불확실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생산과 같은 공급 측면보다는 민간소비와 같은 수요측면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는 그만큼 그린스펀 의장의 경제진단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그린스펀 의장의 경제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경제 진단은 경제 전반에 아직도 위험이 남아있고 민간소비는 더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며 고용시장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경기 회복을 알리는 지표들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그러나 고용과 민간소비 등 경제지표들이 1, 2월에 비해 3, 4월에는 둔화된 것으로 발표되고,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그린스펀 의장의 진단에 ‘이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4월 하순의 급락세도 일단 멈춘 듯하고 이제 5월의 미국 주식시장은 다시 경기 문제가 시장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만 3월에도 그랬듯이,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시 주가가 비싸 보인다는 인식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의 실적 개선은 어느 나라에서든 주가상승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ntkim@usa.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