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같은 날(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0년 최저치인 현재의 연방기금금리(1.75%)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 날의 ‘금리유지’ 결정은 모두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경기 회복의 중요한 변수인 ‘최종 수요’가 어느 정도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4월의 경기 진단을 되풀이함으로써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경기과열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유지 결정은 ‘저금리’의 역할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민간소비나 부동산 수요에 대한 시각에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의 민간소비는 ‘과소비’나 ‘사치재 소비’로 인식되곤 한다. 이는 물론 한국 경제가 수출을 통해 성장하면서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지 않았던 과거의 경험에도 영향받은 바 크다. 반면 미국 경제에 있어서 민간소비는 지난 10여년간의 호경기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으며 최근 경기회복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우리는 또한 과거 30년 동안 여러 차례의 부동산 투기 열풍을 경험하면서 부동산 수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택자금 대출시장(모기지 론)이 발달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낮은 금리는 부동산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주택의 공급을 촉진시키면서 경기를 유지하는 또 하나의 지지력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7일의 상반된 결정으로 나타났다고 하겠다.
3월까지만 해도 5∼6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상반기 중에는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올해 안으로는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만큼 확실한 경기회복의 신호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에 대한 중앙은행의 확신을 말해주는 것이고, 이는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금리의 다양한 측면들이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ntkim@usa.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