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책임 1순위에 오른 것은 이해가 간다. 올들어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시끄럽게 한 문제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많았고 그들의 숨겨진 비리가 여태껏 폭로되고 있다. 회장 재임 중 ‘세계 최고’로 칭송받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CEO 잭 웰치가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제공받고 회사 비행기를 타는 혜택을 받은 것도 도마에 오르는 게 현실이다. 웰치 전 회장은 “내가 회사를 떠날까봐 걱정돼서 회사측이 현금 보너스를 주려는 것을 깎아서 그 정도만 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일부를 자진반납했다.
요컨대 버블(거품)경제 시대의 보상 체계가 지금 시각에서 보면 맞지 않는다는 해석인 것이다. 미국 비영리 경제단체인 콘퍼런스 보드가 “지난 10년간 경제호황기의 기업 임원에 대한 과도한 보상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17일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기구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 인텔의 CEO이면서 기업개혁에 적극적인 앤드루 그로브 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업계와 함께 공동 3위를 했다는 점이다. 기업부정으로 피해를 보았고 기업개혁을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주체로 보이는 개인투자자가 책임이 크다니…. ‘머니’지는 이렇게 주장한다.
“(욕할 사람을 다른 데서 찾지 말고) 거울을 보라. 당신은 알지도 못하는 주식을 샀다. 한탕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속여가면서. 분산투자하라는 투자격언에도 부주의했고. 아이들의 미래의 등록금까지 갖다가 생명공학 주식을 샀잖나. 못말릴 사람들은 데이트레이딩까지 했지.”
인터넷 설문조사 회사 ‘인사이트 익스프레스’는 “개인투자자 가운데 전문가의 투자조언을 듣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이 채 안되며 25%만이 투자하는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읽고 16%만이 재무제표를 읽어본다”고 ‘증거’를 제시한다.
홍권희 뉴욕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