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거래소시장에서 한국전기초자 주가는 오전부터 가격제한폭까지 급락, 전날에 비해 1만4400원(15%) 떨어진 8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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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초자 서두칠 사장 퇴진 |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전기초자를 구조조정의 위기에서 구해내 한국의 대표적 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킨 서두칠 사장의 퇴진에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서 사장의 퇴임만으로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사장퇴임으로 하락 불가피"▼
전기초자의 주가하락은 서 사장의 퇴임으로 향후 회사의 경영전략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
즉, 일본 경영진의 독주로 아사히글라스에게 유리한 영업정책을 전개하고 무리한 로열티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직원들의 사기저하, 신규사업인 TFT-LCD 유리 사업 포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우증권 도철환 연구원은 "실적호전 속에 악재가 나타났다"면서 "단기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도 연구원은 "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가 경영일선에 참여를 하게되면 보수적인 경영이 될 것"이라며 "전기초자의 핵심추진사업들이 유보되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서 사장의 사임과 관련해 전기초자 관계자는 "당분간 아사히글라스측의 공동대표인 코시다 도쿠노스케씨가 단독대표를 맡아 경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 사장 후임의 한국측 대표이사와 임원선임에 대해 회사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장퇴임만으로 하한가는 지나친 반응"▼
그러나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서 사장의 퇴임으로 한국전기초자가 하한가까지 추락한 것은 지나친 반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전기초자는 일단 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고 상장회사"라며 "아사히가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정부기관을 무시하고 전기초자에 대해 편법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 사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IMF와 대우사태를 통해 검증됐고 전기초자가 창사이래 최대의 실적과 재무구조를 보유하게 돼 매우 존경 받는 전문경영인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임이 노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현 노조 또는 직원들은 원래 한국유리그룹 소속이고 서 사장은 대우그룹이 전기초자를 인수할 당시 대우그룹에서 파견된 경영진이지 창업주는 아니라는 것.
우 애널리스트는 "오너가 아닌 이상 지금까지의 경영은 아사히글라스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에 서 사장 퇴임 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TFT-LCD용 유리사업 또한 아사히글라스의 사전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는 것이라는 게 우 애널리스트의 주장이다.
그는 "단지 신임 사장과 이미 지난 주총 때 선출된 아사히글라스 출신의 새로운 회장 코시다 도쿠노스케씨의 경영전략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는 점이 향후 주시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서 사장의 퇴임으로 전기초자의 운명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매도 물량이 진정되고 주가가 다시 7만원대로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최건일·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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