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물량 1458만8000주의 절반 규모.
한중 주가는 상장 첫날 5010원에서 26일 4290원, 27일 4295원으로 떨어졌다.
“시장 상황이 워낙 나쁜데다가 회사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27일 만난 한국중공업 윤영석(尹永錫) 사장이 짚은 주가 약세 원인이다. 이날 인터뷰는 한중 이사회가 자사주 매입을 결의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공모가(5000원) 미만은 말이 안 된다. 2∼3개월은 지나야 진짜 주가를 알 수 있다. 연말연초쯤 가서 그때도 주가가 5000원을 밑돈다면 (다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약세 원인이 물량 과다는 아니다.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는 등의 의견을 표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중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계기로 2단계(지분해외매각) 및 3단계(지배주주 선정) 민영화의 성공 여부를 꼽는다.
―당초 9월말까지 매듭짓기로 한 해외매각이 늦어지고 있는데….
“웨스팅하우스와는 합의가 됐다. 돈 넣는 시기만 남았다. GE는 몇가지 거래조건에 대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GE의 민영화 참여가 결국엔 이뤄질 것이다.”
대신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여기서 ‘거래조건’이란 부실요인을 감안한 가격산정 문제를 말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핵심은 국내 발전설비부문이 이원화됐던 97∼98년 현대 삼성중공업과의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문제. 하지만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 GE로선 결국 일정지분을 사들이게 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대주주(총지분 36%) 선정에 대한 회사측 입장은….
“한중은 기간산업중 하나인 발전설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전략 및 기술력의 연속성이 보장돼야 한다. 선경그룹이 유공을 인수해 선경그룹의 중심으로 키운 것이 모범사례다.”
―외국회사의 인수 가능성과 발전설비 부문의 분사(分社)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외국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하는 것은 우리 회사의 기술력이나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로 봐서 바람직하지 않다. 분리매각도 곤란하다. 설비 하나하나가 일관성을 갖고 있어 쪼개면 손해가 크다.”
―민영화에 대한 노조측 입장은….
“사내 통신망에 올라온 의견들을 보면 75%가 찬성이다. 작년에 48일간 민영화 반대 파업을 경영진의 끈질긴 설득으로 풀었다.”
3단계 민영화와 관련, 한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8일 “산은과 한국전력이 보유중인 36%의 지분을 12월 중순경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에는 한국중공업과 유사업종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기업집단은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자금력, 경영능력 측면에서 볼 때 결국에는 4대그룹이 인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익성은 내년부터 확실히 나아진다는 것이 회사측과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전망. 해외수주가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98년이후 미뤄졌던 한전의 발전소 건설 재개에 따라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윤사장은 “2005년 되면 5조2000억원 매출에 경상이익 3070억원은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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