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는 연초 4만100원(1월4일)에서 1만1100원(11월24일)으로 72.3%나 폭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폭 49.9%보다 훨씬 큰 폭.
주가폭락은 올 3월 LG화학이 LG대주주가 갖고 있는 LG칼텍스정유 LG유통 등 비상장주식을 3000억원을 주고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그룹측은 정당한 가치평가에 의한 거래였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업에 불리한 거래’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후 기관과 외국인들은 LG그룹의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고 석유화학 경기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보유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때 40%에 육박하던 외국인지분은 현재 24.3%로 떨어졌다.
▽회사분할〓연말에 회사를 LG CI(생명공학+출자관리), 석유화학, 생활건강 등 3개사로 쪼개는 분할안을 승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돼있다.
LG화학 성재갑 부회장은 “LG CI중 생명공학 부문은 외자유치를 통해 2002년에 분사하고 2003년에 상장시킬 것”이라며 “대주주는 석유화학 생활건강 등 사업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LG CI지분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 부회장은 “만일 일반주주들도 생명공학 주식을 원한다면 분할 후 갖게 될 석유화학과 생활건강 주식을 LG CI 주식과 맞교환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매집 가능성〓회사분할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이어서 최소한 34%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LG그룹 대주주들은 한동안 잠잠하다가 10월말부터 지분을 쌓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6월말 13.59%에서 22일 현재 15.36%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성 부회장은 “연말까지 34%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주주의 지분을 전자와 화학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자금여유가 있을때마다 조금씩 사는 것”이라며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임시주총 통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공개해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며 주주들이 반대한다면 회사분할안은 어쩔 수 없이 무산된다는 입장.
▽타 계열사 지원 가능성〓올 3월 대주주와의 주식거래 이후 LG화학 주가에는 소위 ‘그룹 리스크’가 반영돼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즉 LG그룹이 내년에 IMT―2000 사업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그나마 자금여력이 있는 LG화학이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그러나 성 부회장은 “결단코 그런 일은 없다. 지금은 사외이사의 힘이 강해져서 이사회 통과가 안된다. 내 스스로가 반대입장이며 만약 지원이 결정된다면 현 경영진이 모두 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LG건설 증권 상사 등 비화학관련 지분은 시간을 두고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계열사에 지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의 의견〓애널리스트들은 최근 LG그룹의 12월초 대규모 외자유치와 구체적인 자금마련계획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LG그룹 자금악화설을 계기로 LG화학 주가를 떨어뜨렸던 ‘그룹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황형석 연구원은 “LG화학 주가하락은 크게 계열사 지원 가능성과 석유화학 경기침체였다”며 “내년 3·4분기부터 화학경기가 살아나고 그룹 리스크를 줄인다면 주가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이정헌 연구원은 “회사측은 부인하지만 주총통과를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지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가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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