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의 인기는 1월 랠리(단기상승) 때 장중 4만15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3만원대 초중반을 맴도는 등 ‘실적에 비해 너무 떨어졌다’는 저평가 인식과 더불어 모기업인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던 여러 규제방침(길거리모집 금지 및 현금서비스 비중 제한 등이 대표적)이 철회되면서 순이익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김연기(金年棋·사진)사장을 만나 투자자의 궁금증을 풀어봤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올해 실적은 어떠한가.
“상반기(1∼6월)까지의 이용금액이 30조8239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4조9436억원에 비해 106.3% 성장한 것이다. 순이익도 2303억으로 지난해보다 91.3%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증가외에도 정부의 신용카드사용 진작정책과 의료 공과금 교육비 소액결제 등에서 카드결제가 일반화된 점도 주된 요인이다. 수수료 인하 조치로 운영금리가 내려갔지만 조달금리도 많이 내려 운영금리와 조달금리간 차이가 지난해 6월 12.2%포인트에서 올해 6월 13.9%포인트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국민카드의 순이익이 지난해 기록한 3005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45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소득은 늘지 않으면서 자꾸 카드를 사용하면 연체율(제때 안갚는 비율)이 올라가지 않는가.
“1·4분기 3.85%에서 2·4분기 4.12%로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문제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융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신용카드사들의 평균 연체율이 4.5%에 이른다. 연체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합병은행장 후보로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이 결정됐다. 카드사업부는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는가.
“합병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 언급하지 않겠다.”
국민카드 경영실적 추이 (단위:억원) | ||||
이용 금액 | 영업수익 (매출) | 영업 이익 | 당기 순이익 | |
1999년 | 139,117 | 8,967.21 | 877.51 | 428.91 |
2000년 | 378,757 | 14,606.00 | 4,379.83 | 3,005.41 |
2001년 상반기 | 308,239 | 10,905.71 | 3,307.26 | 2,302.19 |
※주:모기업인 국민은행의 뉴욕증시 상장 추진으로 확정된 숫자만 공개한 것임. (자료:국민카드) |
(시장점유율 3위인 국민카드와 주택은행 카드사업부가 합쳐지면 시장점유율이 23%에 이르러 점유율 20%인 1위 LG캐피탈을 앞서게 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동일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끼리 같은 여신금융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은행 카드사업부를 분리 매각하지 않는 한 한쪽으로 합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국민카드와 주택은행 신용카드의 고객층이 비슷해 따로 운영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처음에는 독자적으로 가다가 전산망이 통합되면 국민카드쪽으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