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KTF 이경준사장 "KT아이컴주 파는게 유리"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8시 09분


코스닥 대장주인 KTF가 최근 KT아이컴을 합병키로 했다.

KT아이컴은 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사업을 위해 2001년 설립된 회사. 무선과 영상, 이동통신이 만나는 셈이다.

KTF 이경준 사장(54·사진)은 “합병시기는 2003년 5월이 될 것 같다”며 “합병에 앞서 11월 5일까지 KT아이컴 주식의 15%인 1500만주를 공개 매입 중”이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합병 시기는 주변의 예상보다 다소 늦다. 이 사장은 “서두르기보다 주주총회를 마친 뒤 여유를 갖고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KT아이컴 주주는 이번 공개 매수 때 주식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KTF는 KT아이컴 주식을 1주당 1만8227원에 사들이고 있다. 1만8000원인 공모가격보다 조금 높다. 이 사장은 “이번에 KT아이컴 주식을 팔지 않으면 내년 5월 합병 때 지금보다 낮은 값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말 감가상각, 전용회선 투자, 광고비 증가 등으로 KT아이컴의 적자가 늘어나고 있어 내년에는 주식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KT아이컴은 1조100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다. 합병 후 KTF가 이 돈을 어디에 쓸지도 주주들의 관심사항이다. 이 사장은 “KTF의 무선통신망을 마련하는 데 4조원 이상 들었다”며 “1조1000억원을 모두 IMT-2000 사업에 쓰고도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KTF는 지난해 누적적자를 해소했고 올해는 5500억원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제 주주들에게 보답할 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 이익을 위해 2003년부터 자사주를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KT아이컴 주식 매입도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있다. 합병 과정에서 KT아이컴 주주에게 줄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 KT아이컴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합병을 잘 마무리하면 주식가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합병이라는 불확실성을 없애고 IMT-2000사업의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그는 “모기업인 KT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하고 멀티미디어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3년 후에는 덩치가 아니라 단단함으로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단한 회사란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추고 시설과 인재 활용에도 빈틈이 없는 기업이다. 그는 고교졸업 후 혼자 공부해 기술고시에 합격했다. 키는 작지만 단단한 사람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