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단 6일간의 거래로 주가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상장 첫날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첫날엔 기세 좋게 상한가(6만5500원)를 쳤지만 22일 종가는 6만1000원. 최현만 사장은 “초기에는 일반 공모에 참가했다가 물량을 털고 나가는 투자자가 많아 그렇다”며 “앞으로는 가치를 인정받아 잘나가는 주식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큰소리칠 만한 이유를 최 사장에게서 들어봤다.》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주식 수×주가) 기준으로 증권업계 5위를 차지했다. 앞으로는 어느 정도 될 것 같은가.

“1년 뒤에는 3위 안에 들 것으로 본다.”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펀드 판매에서 이익이 많이 난다. 어느 정도인가.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수익의 60∼70%를 주식거래 중개(브로커리지)에서 얻는다. 브로커리지는 고객에게 주식을 자주 사고팔게 해야 돈을 버는 구조다. 고객의 이익과 증권사의 이익이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브로커리지는 37%에 불과하다. 나머지 수익을 자산관리와 투자은행업무(IB)에서 얻는다.”

―계열 자산운용사들에 기댄 성과 아닌가.

“미래에셋증권은 처음부터 자산관리 모델을 내세웠다. 우린 앞으로 주식형 펀드만 아니라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서비스) 비중도 높일 것이다.”

―자산관리가 성장 동력인가.

“IB 분야를 강화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증권사들은 IB를 하더라도 기업 인수합병(M&A)의 주체가 아닌 대리인에 그쳤다. 우린 고유자산 투자를 통한 M&A를 활성화할 것이다.”

―고유자산 운용은 국내 증권사들이 제대로 못한 분야인데….

“우린 지금까지 고객의 투자자금만으로 서울 강남의 빌딩을 사고 오피스 개발을 했다. 이제는 상장으로 자본금이 커졌기 때문에 고유자산 운영이 가능해졌다. 올해 순이익까지 합한다면 자기자본이 8000억 원쯤 된다.”

―자산관리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는….

“자산관리, 브로커리지는 수수료 받아서 장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유자산 투자는 실제 과실을 ‘따 먹는’ 것이다.”

―펀드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자산관리 모델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가.

“문제는 컨설팅 능력이다. 자산배분매니저를 키울 생각이다. 우리도 계열 펀드만이 아니라 다른 운용사의 좋은 펀드를 팔고 있고, 더욱 확대할 것이다.”

―상장을 앞두고 계열 자산운용사들의 최대주주가 미래에셋캐피탈에서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 회장으로 바뀌었다. 왜 그랬는지 속 시원하게 말해 달라.

“그룹 안에서 증권사 자본금이 크다 보니 운용사가 투자해야 할 때 증권사가 지분을 조금씩 사게 됐다. 그런데 막상 상장하려고 보니 운용사도 간접 상장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 곤란한 일이 생기게 될 것 같았다.”

―어떤 일인가.

“우리는 해외진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피델리티나 템플턴 등 해외 운용사들이 이미 들어간 지역에 우리가 진출하게 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때 해외 펀드들이 우리의 투자 결정을 간섭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겠나.”

―해외진출에 왜 그리 비중을 두는가.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한다면 증권사는 펀드 상품 개발과 네트워크를 짜는 역할을 한다. 마케팅을 하고 고객 사후관리도 한다. ‘종합 재무서비스 상담회사’랄까. 곧 홍콩에 설립할 자회사도 바로 이런 개념이다.”

○ 애널리스트 분석: 한화증권 서보익 연구원

수익원이 다변화돼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해외 진출에 대해 아직까지 수익성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방향은 맞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IB를 시도한 증권사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해외사무소를 설치하는 정도였을 뿐이다. 결과가 어떻든 시도 자체로 긍정적이다. 목표가 6만8000원,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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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최현만 사장은…▼

△1961년생 △1990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2002년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89년 동원증권 입사 △1996년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상무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1999년∼현재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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