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에서 강한데….
“생활용품이 3분의 2, 화장품이 3분의 1이다. 하지만 고급 화장품 매출을 늘려 반반 수준으로 만들겠다. 고가화장품은 마진이 30%지만 생활용품은 15%에 불과하다.”
―고급은 가격 뻥튀기의 다른 말 아닌가.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은 소재의 순도, 피부에 닿는 느낌, 잔향이 얼마나 오래 가는가에 따라 고급 여부가 결정된다. 이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다.”
―생활용품으로만 보면 가치주로 인정받아야 할 것 같다. 누구나 쓰는 샴푸, 치약에서 1위니까.
“그렇지 않다. 사실 우리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이나 거의 같다. 소비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럭셔리 제품’이 있어야 한다. 최근 내놓은 샴푸 ‘비욘드’가 그런 제품이다.”
―비욘드는 엘라스틴 가격의 3배인데….
“사실 예전에는 가격을 정해 놓고 어떤 재료를 선택할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일단 제품부터 만든다. 가격은 그 뒤에 저절로 나온다. 그렇지 않고서는 차별화된 제품을 낼 수 없다.”
―고급화가 화두인 것 같다. 화장품은 그런 점에서 지난해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광고 모델로 유명 연예인을 쓴 효과라서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처음에 ‘비보조 인지도’ 테스트를 했다. 아무 조건 없이 고급화장품을 떠올리라고 한 후 어떤 제품을 떠올리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경쟁사인 태평양의 고급 화장품들은 30∼35%였다. 그러면 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0.4∼4.5%에 불과했다. 1년이 지난 요즘은 11%까지 올랐다. 적어도 20% 이상으로 오를 때까지 빅 모델 전략을 유지하겠다.”
―모델효과는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힘든데….
“우리 화장품은 45세 이전 소비자에게 잘 맞는다. 이 연령대 시장에서는 품질을 거의 따라잡았다. 45세 이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시장에서는 아직 처져 있다. 신제품을 내서 곧 따라잡겠다.”
―전문점 브랜드 관리는 손을 놓았나.
“아니다. 무려 16개나 되던 브랜드를 5개로 정리했고,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각이 안 되는 것뿐이다.”
―해외사업은 오래됐지만 성과는 별로 아닌가.
“해외에 진출한 지 거의 10년이다. 지난해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중국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류 덕분인지 백화점에서 입점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내년에는 350개 백화점에 들어갈 예정이다.”
○ 애널리스트 평가: 교보증권 이혜린 책임연구원
고급화 전략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제는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또 마케팅 효과를 지속하려면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주가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보유’에 6개월 목표주가는 7만1000원.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차석용 사장은…
△1953년생 △1981년 미 뉴욕주립대 회계학과 졸업, 미국 공인회계사(AICPA) △1983년 미 코넬대 경영학석사(MBA) △1985년 미 인디애나대 로스쿨 수료 △1985년 미국 P&G 본사 입사 △1994∼96년 필리핀 P&G 이사 △1996∼97년 P&G 아시아 종이제품 총괄 수석 재무담당 전무 △1997∼98년 P&G 아시아 생리대사업부 총괄 본부장 △1998∼99년 쌍용제지 사장 △1999∼2001년 한국 P&G 사장 △2001∼2004년 해태제과 사장 △2005년∼현재 LG생활건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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