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하이트맥주 윤종웅 사장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0분


김미옥 기자
김미옥 기자
《꼭 1년 전 일이다.

지난해 7월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가 최종 결정됐다. 당시 신문 기사에는 이런 제목이 실렸다.

‘주류업계의 삼성 등장’ ‘거대공룡 탄생’ ‘술 시장 지각변동’…. 전국 맥주시장점유율 57%(하이트맥주)와 소주시장점유율 55%(진로)의 두 거인이 한살림을 하게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인가. 1년이 지난 지금 하이트맥주는 오히려 위기 상황이다. 맥주시장 전체가 작년보다 약 1.7% 줄어들 정도로 침체돼 있고, 진로는 두산에서 내놓은 ‘처음처럼’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맥주 본사에서 만난 윤종웅 사장은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100m달리기를 하면 처음엔 천천히 달려도 점점 속도가 붙어 ‘피니시라인’에선 엄청난 스피드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반기를 돌아본다면….

“지난해 맥주 소비량이 감소해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올해 맥주 전체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약간 줄었지만 다행히 하이트맥주는 상반기 판매가 전년보다 3.5%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60%를 넘어섰다. 날씨가 예년보다 더워진다니 하반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

―진로 인수 1년이 됐다. 시너지 효과가 약한 것 아닌가.

“시너지라는 게 조직이 활성화되면서 움직일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다. 시너지 창출을 위해선 기능적인 통합뿐 아니라 문화적인 것과 비전의 공유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그런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시너지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한 방안은….

“전국의 물류센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매상들이 한곳에서 출고하는 맥주와 소주를 같이 받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8월 정도면 새로운 물류시스템이 다 갖춰진다.

―맥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가.

“일각에선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우려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1인당 소비량이 적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제때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아시아와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앞으로 해외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 있나.

“준비하고 있다. 하이트가 나온 지 13년 됐다. 하이트 브랜드를 살리면서 새로운 브랜드로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기는 두고봐야 한다.”

―하이트맥주의 가장 큰 고민은 뭔가.

“변해야 산다고 하는데 ‘5년, 10년 후에 우리 기업은 어디에 가 있을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고 고민거리다. 최고의 브랜드를 가졌다고, 좋은 제품을 가졌다고 고객들이 사랑하는 게 아니다. 계속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연초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주가 전망은 어떻게 보나.

“주요 주주였던 칼스버그가 블록 딜 방식으로 지분 25%를 매각했고, 지난해에 이어 맥주시장 자체가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하반기 회복세가 기대되고 내년에 진로도 재상장된다. 악재가 다 해소됐다. 주가는 귀신도 잘 몰라서 말하기 힘들지만 14만∼15만 원까지는 올라간다고 본다. 하이트맥주의 중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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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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