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코스닥 입성 평산 신동수 사장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0분


《최근 코스닥 기업 상장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린 적이 있을까. 22일 증시의 화제는 이날 코스닥에 입성한 평산이었다. 평산은 이달 초 공모주 청약에서 1조6000억 원이 몰려 거래소 시장을 포함해 롯데쇼핑,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또 올해 코스닥 공모주 가운데 처음으로 공모가(1만5500원)가 희망 공모가(1만3000∼1만5000원)보다 높게 결정되기도 했다. 과연 어떤 회사이기에…. 평산은 1986년에 설립된 자유단조(鍛造)업체. 자유단조는 쇠를 녹인 뒤 틀에 부어 가공하는 주조(鑄造)와 달리 쇠를 성형이 가능한 상태로 가열한 뒤 프레스의 압착력을 이용해 원하는 모양으로 금속을 가공하는 작업을 말한다. 고객의 주문에 따라 풍력발전, 조선, 플랜트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평산은 2003년부터 연평균 성장률 57%에 지난해 매출액 1403억 원, 순이익 168억 원을 거둔 알짜 기업이다. 》

특히 풍력타워의 이음매로 쓰이는 풍력타워 플랜지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28%)에 올라 있다. 쇠를 다듬는 능력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2일 첫 코스닥 거래에서 공모가 대비 38% 높은 2만1400원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평산의 신동수 사장 얘기를 들어봤다.

―시장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기업이 성실하고 한 길로 가면 시장에서 인정해 준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더욱 노력해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

―단조업체로서의 입지가 확고한 편인데….

“20년 동안 한눈 안 팔고 단조사업에만 몰두했다. 외국도 자주 들락거리면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단조산업은 주문생산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게 적당한 아이템이다. 대기업엔 진입장벽이 높다. 말하자면 틈새시장이라고 할까.”

―연평균 5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의 비결은….

“단조산업은 막대한 시설투자와 다품종 소량 주문생산방식이라는 특성 때문에 과점(寡占)체제가 형성돼 있는데 평산은 특히 풍력발전, 조선, 플랜트 등 전방산업의 유례없는 호황 덕을 볼 수 있었다.”

―기업공개가 늦었는데….

“국내 3대 단조회사 가운데 태웅과 현진소재 두 회사는 이미 기업공개를 했지만 우린 크게 필요성을 못 느꼈다. 괜히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들한테 원망이나 들을 것 같고…. 그냥 내가 알뜰히 경영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공모주간사회사인 미래에셋이 5년 전부터 우리에게 공을 들여 왔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한번 해 보자’는 판단이 섰다.”

―공모자금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공모자금으로 다 합치면 718억 원 정도 들어온다. 부산 지사과학단지 안에 내년 8월 완공 예정으로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 9000t짜리 프레스를 설치하면 연간 7만5000t이 더 생산된다.”

―미래의 성장 동력은….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풍력타워 플랜지 설비를 전문화하고 고부가가치 베어링 제품을 생산해 세계시장에서 단조 전문업체로서의 경쟁력을 더 키워 나가겠다. 이익률이 높은 풍력단조품 쪽에 집중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 평가

<현대증권 김경섭 연구원>

자유단조산업이 워낙 호황이다. 타이밍이 적절할 때 상장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산과 태웅, 현진소재 등 세 곳 외에 후발 경쟁업체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평산의 향후 실적 전망은 아주 긍정적이다. 평산의 영업이익률(2005년 17.1%)이 좋긴 하지만 매출액이 태웅의 절반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주가는 다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김상수 기자ssoo@donga.com

:신동수 사장은…

△1954년생 △1974년 밀양고 졸업 △1994년∼현재 평산 대표이사 △1996년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감사 △2001년 밀양고 장학재단 설립 △2002년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03년 서강대 경제대학원 오피니언리더스프로그램(OLP) 과정 수료 △2005년 5000만 달러 수출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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