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B씨는 지하철에 지갑이 들어 있는 가방을 두고 내렸다. 다행히 분실물센터에서 지갑을 찾았다. 얼핏 보았을 때 신용카드와 신분증 등이 다 들어있었다. 그러나 평소 사용하지 않아 지갑 한구석에 처박혀 있던 카드가 없어진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월말에 통보된 카드 사용 명세서를 보고서야 누군가가 그 카드로 100만원어치 물건을 산 것을 알았다.
한국YMCA와 함께 대학생과 직장인 대상 신용교육을 하고 있는 소비자 전문가 민난홍씨는 “신용카드는 편리하고 소득공제 등 혜택도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관리 소홀로 타인이 카드를 도용하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것부터 챙기자=카드를 새로 발급받으면 카드 뒷면에 반드시 서명을 해야 한다. 서명하지 않은 카드를 분실했을 경우 누군가가 임의로 서명해 사용하면 나중에 피해 보상이 안 된다.
카드를 분실하면 즉시 카드회사에 신고한다. 늦어도 60일이 지나기 전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일로부터 60일 이전에 사용한 것까지만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 또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뀌면 결제금액, 카드 만기, 연체 등을 제때 통보받을 수 있도록 카드회사에 즉시 알린다.
▽내 수준에 맞게=신용카드 이용한도는 최소한으로 줄여 놓는다. 카드회사가 부여한 한도가 500만원이더라도 매달 사용하는 금액이 100만원 정도라면 한도를 100만원으로 설정하도록 한다. 카드 회사에 전화로 요청하면 한도를 줄일 수 있다. 무분별한 소비도 막을 수 있고, 카드를 분실하거나 비밀번호가 유출돼도 피해 금액이 100만원을 넘지는 않게 된다.
비싼 물건을 충동 구매했다면 카드 회사에 알리고 7일 이내에 내용증명을 가맹점에 보내 ‘철회’하고 환불받을 수 있다. 철회는 20만원 이상인 상품을 3개월 이상 할부로 결제했을 때만 할 수 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화장품 등과 자신이 물건을 망가뜨렸을 경우에는 철회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내용증명 양식은 각 카드회사 소비자센터에 문의하면 알려준다.
▽주 카드를 정하자=여러 개의 카드를 쓰는 것보다 1, 2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신의 신용도를 높일 수 있어 수수료나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이 많아진다.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해지하는 것이 좋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실해 도용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또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카드를 맡기거나 빌려주는 것은 금물이다.
학원이나 헬스클럽 등에 등록하고 할부로 결제했는데, 가맹점 잘못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되면 내용증명을 보내 ‘항변권’을 쓸 수 있다. 그 경우 남은 할부금은 안 내도 된다.
예를 들어 월 사용료가 7만원인 헬스클럽에 6개월간 다니기로 하고 6개월 할부로 결제했는데, 헬스클럽이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면 남은 할부금 21만원은 안 내도 된다.
그러나 이미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없다. 위의 사례에서 3개월 할부로 결제한 경우라면, 돈은 6개월분을 다 내고 헬스클럽은 3개월만 이용했어도 돌려받지 못한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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