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정기예금에 가입했는데 비과세로 바꿔주세요.”
“개인신상카드를 써 주세요.”
“며칠 전에 썼는데 또 써야합니까?”
“네. 규정이 그렇습니다.”
이씨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신상카드의 칸을 메웠다.
예금종류를 바꿀 때마다 신상카드를 새로 쓰고 또 통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신상카드도 한번만 작성했다가 바뀔 때만 다시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장이나 각종 서식이 다 비용일 텐데, 이렇게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으니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등 난리가 아닌가? 외국 어느 나라에선 예금통장도 없다는데….’ 이씨의 상념은 꼬리를 물었다.
비과세로 바꿔봤자 금리는 연 1%포인트 밖에 높지 않아 그는 더욱 씁쓸했다고 한다.
<박영균기자>parky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