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자동차보험료 자율화…알뜰가입 이렇게

  • 입력 2001년 5월 8일 19시 03분


올들어 보험료가 자유화된 다인승 승용차와 영업용 차량의 자동차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랐다. 우선 자동차 사고가 크게 늘어나면서 실제 사고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비율(손해율)이 높아졌다. 게다가 보험료 자유화로 보험회사가 보험료 계산의 기본이 되는 ‘보험료율’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진 정부가 자동차업계의 손해율을 감안해 보험료율을 정해줬다.

이 때문에 손해보험업계는 이제까지 보험사별로 별 차이가 없던 자동차보험료가 앞으로는 20% 이상 차이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부터는 개인용 승용차의 자동차보험료도 자율화된다. 가입하기 전에 가격을 비교하는 인터넷사이트를 꼼꼼히 점검하고 필요없는 담보나 보험료율이 특히 높은 특약이 무엇인지를 살피면 이전보다 보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연령에 따른 보험료 차이가 크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0∼46세’와 ‘60세 이상’은 교통사고가 적은 ‘우량 계층’이다. 이에 비해 ‘25세 이하’와 ‘47∼60세’는 사고가 잦은 불량계층. 경험적으로 봤을 때 25세 이하는 과속 등의 사고가 많고 47∼60세는 자녀가 같은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잦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사고율의 차이가 심해 이를 반영한 보험료 차이가 최고 30%”라고 말했다. 보험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8∼25세의 경우 보험료가 약 25% 비싸고 △30∼47세는 약 5% 저렴하며 △48∼60세는 약 4% 비싸다는 것. 따라서 55세 아버지와 27세 아들이 함께 자동차를 사용한다면 27세 아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보험사별 차이가 커진다〓삼성화재는 올 1월부터 자유화된 다인승 차량(7∼10인승)의 보험료를 5.9% 올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대비 사고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적정손해율인 72%보다 높은 76.3%였기 때문이다. 개인 승용차의 보험료도 사고율이 전년 8.1%에서 8.6%로 오른 만큼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부터 보험사별로 각 사의 손해율을 반영해 자동차보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보험료 차이가 커질 전망이다.

실제 금감원의 조사에 따르면 차량가액 1300만원인 다인승 차량을 가진 55세 남성이 가족한정, 대인배상 무한, 21세 이상 운전 등의 조건으로 가입한 경우 최고 보험료는 168만140원으로 최소 보험료인 134만6370원보다 24.6%나 더 비쌌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자동차보험은 상위 4개사의 시장점유율이 보험상품에 따라 72.2∼86.0%에 이를 정도로 우량 보험사 선호도가 심했다”면서 “그러나 보험사별로 가격이 2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보험사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의 홈페이지에는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하는 인터넷 사이트(표 참조)를 몇 곳 안내하고 있다.

▽특약 선택도 적절하게〓대물배상 항목의 경우 2000만원 한도가 일반적. 하지만 가입자 모르게 3000만원으로 올려놓고 높은 보험료를 받는 일이 적잖은 만큼 자신이 가입한 특약과 한도를 꼼꼼히 챙겨야한다. S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계약을 갱신하는 고객에게 3000만원으로 한도를 올리는 경우가 적잖다”며 “실제 상황에서 대물배상이 2000만원 이상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LG화재에 따르면 가족만 운전하는 경우엔 ‘누구나’ 운전하는 계약자에 비해 책임보험료(대인배상Ⅰ)를 제외한 보험료의 약 3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에어백이 달린 자동차도 보험료가 할인된다.

다만 4월부터 일부 손보사가 이제까지 무료로 제공하던 ‘긴급출동서비스’를 유료화한 만큼 특약으로 가입할 것인지, 이용한 뒤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를 가입시 선택해야 한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긴급출동서비스로 인한 연간 적자폭은 삼성이 120억원, 현대 LG 동부가 80억원선이나 돼 더 이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던 긴급출동서비스는 잠금장치해제 타이어교체 배터리충전. 보험가입시 특약으로 가입할 경우 추가되는 보험료는 LG가 연간 9000원, 현대해상이 1만1000원, 삼성이 9900원이다. 특약 가입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연간 5회로 한정된다.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계약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건당 1만∼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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