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一當百)의 스마트카드〓9월 이후 불과 2달 동안 국내 시장에는 몇 개의 카드가 새로 나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스마트카드. 기존 신용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 대신 손톱 만한 IC칩을 넣어 신용, 직불, 전자화폐, 교통, 의료정보, 신분증 등 여러 기능을 단 한 장에 집약한 다기능카드로 차세대 카드의 대명사다.
9월부터 비씨카드와 국민카드가 KTF와 전자화폐 전문업체인 몬덱스코리아와 제휴해 발급하는 ‘KTF멤버스 카드’가 바로 스마트카드다. 이 카드로 신용카드의 기본 기능은 물론 KTF멤버십 카드가 제공하는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고 몬덱스코리아의 온-오프 소액결제 등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후불제 교통카드, 현대정유 주유시 할인서비스, 놀이공원 무료 입장, 통신요금할인 등 최소 5가지 이상의 기능이 하나로 모여있다.
22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모네타카드’ 역시 대표적 스마트카드다. LG카드, 삼성카드, 외환카드, 하나은행, 한미은행 등 5개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기능과 SK텔레콤의 멤버십기능, 비자캐시코리아의 전자화폐 기능에다 교통카드 기능까지 묶었다.
신용카드로, 버스를 탈 때는 교통카드로, SK텔레콤의 멤버십카드로, 인터넷 전자상거래 때는 전자화폐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카드는 특히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카드에 비해 크게 높여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카드 사용액의 0.8∼0.9%가 포인트로 적립되고 OK캐쉬백 가맹점에서는 추가로 2∼3%를 더 받는다. 결국 0.8∼3.9%까지 포인트로 적립되는 것. 다른 카드에 비해 많게는 39배나 더 많이 돌려 받는 것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각 제휴사와 SK텔레콤은 기존 기능에다 증권, 의료, ID카드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모바일)카드〓카드의 변신은 기능통합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르면 12월에 모네타카드 판독기를 넣은 휴대전화단말기가 시장에 나올 예정.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를 맘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
나아가 휴대전화 속에 스마트카드의 칩을 집어넣어 신용카드처럼 물건을 사거나 전철비를 내는 휴대전화카드가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미 모네타카드나 몬덱스카드의 제휴 통신사인 SK텔레콤이나 KTF사는 011, 017,016, 018 등 자사 휴대전화에 스마트카드 칩을 내장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국내 3대 통신사의 하나인 LG텔레콤 역시 몇 개 신용카드사와 은행들을 상대로 스마트카드 발행에 대해 협의 중이어서 사실상 국내 모든 휴대전화가 카드로 변신할 날도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이쯤 되면 ‘카드를 긁는다’는 말 대신 ‘휴대전화를 긁는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직불카드, 주유카드,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교통카드, 전화카드를 각자 1개씩 들고 다니는 일은 앞으로 4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한 외국계 카드 최고경영자(CEO)의 전망이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통신과 금융의 벽을 허무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지불결제 수단의 만남은 무선 전자상거래시장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홍채’나 ‘지문’ 등의 신체 고유특징이 아예 스마트카드 자체를 대신할 날도 ‘공상과학 소설’에서처럼 그렇게 멀지만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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