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정부, 해외주식형 투자 펀드 비과세 방침

《“어, 이 해외펀드는 왜 비과세 혜택이 없나요?” 최근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해외투자 펀드에 대해 비과세 방침을 밝히면서 해외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당수 해외펀드는 이번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 ‘은행권 해외펀드의 10%만 비과세 대상’

국내에서 ‘해외펀드’는 해외의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모두 포괄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펀드의 설정 지역 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번에 비과세 혜택을 받는 해외 주식형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설정하고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은 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해외 자산운용사가 한국 밖에서 설정한 뒤 국내 투자자 자금을 모집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역외펀드, 이런 해외펀드 여러 개를 투자 대상으로 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는 이번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양도차익(매매차익)의 15.4%(주민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19일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해외펀드 191개 가운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펀드는 15개(8%)에 불과하다. 수탁액 기준으로도 해외펀드 9조1800억 원 가운데 비과세 대상은 2조800억 원(22.7%)에 그친다.

국민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유명 글로벌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데다 투자 실적이 입증돼 투자자에게 많이 권해 왔지만, 이번에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앞으로 투자자 유치가 제대로 될지 걱정이다”고 했다.

○ ‘해외펀드, 갈아타야 하나’

금융권에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 ‘역내 펀드’로 펀드 투자자금이 급속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 양정순 팀장은 “비과세 혜택을 받는 금융자산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새롭게 해외펀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가입했던 해외펀드를 갈아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GS타워 WMC지점 엄영섭 PB는 “일부 고객이 지난해 4000만 원 한도에서 세금우대로 가입했던 국내 운용사의 해외펀드를 비과세로 돌릴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자산전략부(펀드분석) 차장은 “해외펀드와 유사하게 운용되는 역내 펀드가 있다면 역내 펀드로 바꾸는 것이 좋지만, 해외 자산운용사가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운용 기술을 적용하는 해외펀드를 갖고 있다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해외펀드, 분산 투자가 중요’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수익률이 높았다고 해서 한 나라에 집중하는 ‘몰빵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해외펀드들은 대부분 올해 들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신한BNP파리바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을 비롯해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어드밴티지주식형1’ 등은 새해 들어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환 위험회피(헤지) 여부도 살펴야 한다.

역외펀드는 원칙적으로 환 헤지를 하지 않는다. 반면 국내 펀드는 기준가를 원화로 환산돼 환 헤지를 하는 상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상품에 따라 어떤 조건이 유리한지 상담을 통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비과세 혜택보다 실적이 우수한 유명 해외운용사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요 역외 펀드
펀드	투자지역	판매금액(억 원)	수익률(1년, %)
피델리티 중국 포커스 펀드(USD)	중국 주식형	2조8504	71.49
피델리티 일본 펀드(JPY)	일본 주식형	1조8543	-0.29
메릴린치 이머징 유럽 펀드 A2(EUR)	유럽 이머징마켓 주식형	6532	22.00
슈로더 브릭스 펀드 A(USD)	글로벌 이머징마켓 주식형	2410	37.76
메릴린치 월드 광업주 펀드 A2(USD)	금&귀금속 섹터주식형	2783	29.88
템플턴 중국 펀드 A(USD)	중화권 주식형	4319	34.97
HSBC 중국 주식형 펀드 AD(USD)	중국 주식형	1426	62.42
피델리티 태평양 펀드(USD)	아시아 태평양 주식형	1638	8.78
메릴린치 라틴아메리카 펀드 A2(USD)	남미 이머징마켓 주식형	1847	30.76
2007년 1월 17일 현재. 자료: 제로인, 리퍼

주요 해외 주식형 펀드(비과세 대상)
펀드	운용사	설정액(억 원)	수익률(6개월, %)
봉쥬르차이나주식1	신한BNP파리바운용	8964	38.39
미래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	미래에셋자산운용	6916	47.74
봉쥬르차이나주식 2종류A	신한BNP파리바운용	5687	39.15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	슈로더자산운용	4591	26.68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	〃	3577	26.27
미래인디아솔로몬주식 1종류A	미래에셋자산운용	2410	39.37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ClassA	〃	3635	33.23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주식G1	〃	3142	13.16
미래에셋친디아업종대표주식형자1	〃	1885	40.77
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주식1(CLASS-A)	〃	1336	22.26
미래에셋우리아이적립형주식G K-1	〃	1389	9.80
Pru스트래티직인컴혼합1B	푸르덴셜자산운용	1136	6.21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	슈로더자산운용	1044	26.48
2007년 1월 18일 현재. 자료: 제로인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