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불경기 재테크 철칙,현금성 안전자산을 최대한 늘려라

  • 입력 2008년 9월 10일 02시 56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올해 하반기(7∼12월)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식, 부동산 시장도 활력을 잃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넣어도 실제로 손에 쥐는 이익은 거의 없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하락기에는 어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지 국내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 4명의 조언을 들어봤다.》

은행-증권 대표 PB 4인이 추천하는 전략



○현금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라

PB들은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의 고금리 특판예금 등 현금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현금성 안전자산과 투자자산 비중을 6 대 4 정도로 조정하고 시장이 상승국면에 들어서면 점차 투자자산 비중을 조금씩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 팀장은 은행 예금에 돈을 넣더라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나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 등 원금에 대한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며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을 추천했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 차장은 “국내외 경기가 침체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시장이 어려울 때 분할매수를 하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정해 나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유태우 삼성증권 명동지점 차장은 “경기 침체기에 국내 주식에 돈을 넣어 2년 이상 투자하면 원금손실 확률이 2% 밑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계적인 자산 배분으로 장기투자를 준비할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의 방법으로 국내주식 17%, 해외주식 22%, 채권 54%, 대안 투자상품 7%로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권했다.

○20, 30대는 세금우대 상품, 적립식펀드로 종자돈 확보

PB들은 연봉 3000만 원 정도인 20, 30대 사회 초년병에게는 종자돈 마련을 위해 안정적이고 단순한 투자 방식을 권했다.

공 팀장은 “본격적인 자산증식을 위한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복잡하거나 위험부담이 큰 주식 투자비중을 줄이고 ‘3년 안에 3000만 원 모으기’처럼 명확한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차장은 “수시로 꺼내 쓰는 용돈은 연 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에 넣어 관리하는 게 좋다”며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 등 소득공제 상품에 투자하고 남은 돈으로 국내와 해외주식 펀드에 6 대 4의 비율로 관리하면 좋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월 고정 급여의 50∼60%는 저축할 필요가 있다”며 “적립식 펀드로 2∼3년 단위로 목돈을 만들고 상여금만 따로 투자하는 펀드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40대는 대출관리에 철저해야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금리가 상승할 때는 빚부터 갚는 게 중요하다. 40대는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부지점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발생하면 대출을 먼저 상환해 고정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 팀장은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 원리금이 월 소득의 3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게 좋다”며 “금리는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까지 지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 상한부 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원금 조기상환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면 원리금을 꼬박꼬박 갚아나가는 게 좋다”며 “대출원금이 만기 상환식이라면 만기까지의 기간을 감안해 적립식 펀드에 돈을 꾸준히 넣고 이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은 안정자산 비중을 높이는 시기

50대 이상은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공 팀장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만큼의 비중을 투자자산으로 운영하는 식으로 자산 배분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50대라면 금융자산의 주식이나 펀드 등의 투자자산이 40∼5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차장은 “원금은 지키고 이자로 투자하기 위해 채권투자 이자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 펀드에 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여유자금 2억 원이 있다면 최근 금리가 오른 카드채권(만기 3년, 7.45%)에 1억5000만 원을 투자하고 3개월마다 240만 원의 이자를 받아 월 8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넣으라는 것이다. 나머지 5000만 원에 대해서는 소득공제가 가능한 개인연금이나 보험 상품을 추천했다.

김 부지점장은 △1억 원은 세금우대 특판 정기예금 △6000만 원 정도는 ELS나 ELF 상품 △4000만 원은 증시회복에 대비해 2∼3년을 내다보고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분할 투자하는 것이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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