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600 선을 넘으면서 변액보험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금융위기로 한때 ‘골칫덩이’로 전락했던 변액보험이 주가 상승과 함께 되살아날 기미가 엿보이는 것. 이에 맞춰 변액보험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도 발 빠르게 고객들을 공략할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변액보험 상품 활기
○ 다시 인기 얻는 변액보험
변액보험은 보장과 투자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약으로 큰 인기를 끌다 금융위기를 맞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엔 수익률이 ―40%대까지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앞 다퉈 해약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액보험들의 수익률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현재 1년 이상 유지된 변액보험 85개의 6개월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로 전환됐다. 현재까지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40%이상의 고수익을 기록한 보험도 33개에 달한다. 특히 러시아와 동유럽 등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AIA 슈퍼스타변액유니버셜보험 동유럽 주식형은 6개월 수익률이 79.17%를 기록했고 ING 오렌지변액유니버셜보험 러시아 주식 재간접형도 57.24%로 나타났다. 연초엔 85개 보험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었다.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신규계약액인 초회보험료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4월 15억4100만 원이었던 초회보험료가 7월엔 24억3700만 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2월 약 38억 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은 올 6월에는 78억 원까지 2배 이상 늘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변액보험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신상품 개발 등 변액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정성과 경제성으로 고객 유혹
보험료를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원금을 불리는 변액보험은 사망 또는 치명적인 질병이 일어났을 때 보험금이나 연금을 지급한다. 또 가입한 지 10년이 넘으면 이자소득이 비과세 되는 장점도 있다. 최근 출시되는 변액보험들은 여기에 안정성과 경제성을 더해 등을 돌렸던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이달 초 종신보험으로 가입했다가 7년 이후부터 저축보험으로 바꿀 수 있는 ‘명품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을 출시했다. 특히 이 상품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변액보험을 안정적인 저축보험으로 전환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또 저축보험 대신 연금으로 전환해 은퇴 이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교보생명이 최근 선보인 ‘교보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도 고객이 원하면 변액보험을 일반 종신보험으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증시가 상승할 때는 변액보험의 수익성을 누리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종신보험으로 바꿔 수익을 고정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상품은 또 투자한 펀드 운용실적이 좋아 적립금이 늘면 투자수익으로 나머지 보험료를 낼 수 있게 했다.
삼성생명의 ‘플래티넘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은 절세효과를 원하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상품이다. 상속설계특약을 신청하면 부부가 모두 사망했을 때만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해 자녀가 2번의 상속세를 내는 부담을 없앨 수 있다. 현행 상속세법은 부인이 먼저 사망하면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없어 고액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다른 유니버셜보험과 같이 납입자의 경제사정에 따라 중도에 보험료를 더 내거나 일시적으로 납입을 중지할 수도 있으며 가입 2년 뒤부터는 매년 4차례까지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변액보험은 중도해지하면 손실이 큰 장기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펀드와 달리 펀드 운용비 등 사업비와 보장료를 떼기 때문에 7년 이내 해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가입한 펀드 종류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투자대상을 조정해야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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