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어카운트는 ‘포장하다(wrap)’라는 단어와 ‘계좌(account)’를 합친 말로 고객이 돈을 맡기면 증권사에서 주
식이나 펀드들을 골라 운용해 주는 상품이다.》
여러 펀드-주식 분산 투자… 직접-간접 투자의 중간 성격
7월 신규계약 18조… 세무 컨설팅 부가서비스도 푸짐
물론 일정 비율의 수수료는 내야 한다. 또 여러 펀드나 주식 등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한 지역, 한 주식에만 ‘몰빵’ 투자할 때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는 있지만, 리스크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랩 어카운트의 신규 계약자산은 올 1월만 해도 한 달에 13조4700억 원에 불과했지만, 7월엔 한 달 17조9000억 원으로 불었다. 현재까지 각 증권사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랩 어카운트의 대표 상품들을 소개한다.
○ 정기적인 전문가 회의로 투자대상 결정
삼성증권은 주식 일임운용 서비스라는 기존의 랩 개념에서 더 나가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 성격을 가미한 ‘삼성 Honors SMA’를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고객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주식 펀드 채권 대안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가 가능하고, 상품 가입자는 세무 부동산 퇴직연금 컨설팅 등의 부가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 상품 운용을 위해 주식, 채권, 대안투자 등 각 전문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자산배분위원회’를 열어 자산별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또 이와 별도로 상품 전문가들은 ‘투자상품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 상품을 선정한다. 이렇게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여건에 따라 분기에 한 번씩 재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대증권의 ‘마이 포트폴리오 랩’ 상품은 주식형 랩 상품의 운용권한을 지점 PB까지 확대했다. 다른 증권사의 상품보다 더욱 개별 고객의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PB가 운용권한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본사가 추천하는 종목 풀(200여 개) 안에서만 운용을 할 수 있게 안전장치를 달아 놨다. 최저 가입금액은 2000만 원이고 수수료는 연 1.2∼3.0%다.
대신증권이 판매하는 ‘대신 부자베스트펀드랩’은 시중에 팔리고 있는 수천 개의 펀드 중에서 가장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는 ‘1등 펀드’만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편입펀드는 6개월마다 시장상황에 맞게 조정한다. 상품은 설정액과 수익률 등을 고려해 최우수 펀드 3개씩을 골라 분산투자하는 ‘마켓리더 시리즈’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마켓리더 시리즈의 경우 최소 가입금액은 거치식이 1000만 원, 적립식은 30만 원 이상이다. 수수료는 랩 수수료와 투자신탁보수를 합쳐 연 1.7∼2.7% 수준이다.
한화증권의 ‘VIP 맞춤형 랩’ 상품은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투자비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거나 운용자산이 일정 비율 이상 손실이 났을 경우 주식운용을 중지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리스크 회피(헤지) 목적의 선물옵션 및 국공채 등도 투자 대상에 편입해 운용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5억 원 이상이다.
○ 수익률 따라 수수료 달라지는 상품도
미래에셋증권의 ‘어드밴티지 랩어카운트’는 시중에 판매되는 다른 상품들과는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랩어카운트가 정해진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데 반해, 이 상품은 최초 원금 대비 5%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대신 20% 이상의 성과를 내면 따로 성과보수를 징수한다. 고객들은 일단 계약할 때는 기본 투자일임수수료인 0.8%만 내면 되고, 투자원금 대비 5% 수익이 날 경우에만 1.2%의 수수료를 부담하면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가입 후 투자일임보고서를 투자자에게 발송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했으며, 부동산 상속 증여 등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월말, 월초 등 특정 기간에 투자를 집중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히트 앤드 런(Hit and Run)’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월말이나 공휴일 전후 거래일의 하루평균 수익률이 다른 날짜 수익률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월말 효과’, ‘휴일 효과’ 등을 매매기법에 사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월말, 월초, 공휴일 전후 등 기대수익률이 높을 때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로 매매하고, 그 외의 기간에는 국공채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최소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히트 앤드 런’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가량이며 최소가입금액은 2000만 원이다.
신한금융투자의 ‘명품 랩’은 2006년 7월에 출시돼 2년 만에 계약 자산 2000억 원을 돌파한 상품이다. ‘명품 랩’은 시장에 있는 종목들 중 이익 성장세가 지속적이고 안정적 배당이 예상되는 20개 ‘명품주식’에만 집중 투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상품은 가입 기간에 제한은 없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는 상품 취지를 감안하면 3년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용자문위원회’에서 투자 대상 주식을 선정한다.
SK증권의 ‘SK Xpert 주식형랩’은 주식 편입비중에 따라 ‘MP’, ‘Value’, ‘Active’, ‘Safety30-’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Value형은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를 일정 부분 이상 편입하며, Active형은 산업전망에 따라 유망 섹터의 선도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의 ‘부자아빠 알짜 포트폴리오랩’은 투자대상을 직접 선별해 내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국내외 유망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를 도와준다. 계약기간은 3년, 가입금액은 3000만 원 이상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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