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의 포인트 부동산테크]요즘 '아파트 상가' 인기라는데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41분


아파트단지의 상가는 외환위기를 전후해 위상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전에는 주택업체가 아파트를 지을 때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기는 ‘효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부터는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건물이 준공됐는 데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되기 일쑤였다.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가까운 단지상가 대신 인근의 대규모 할인점을 애용하면서 상가의 운영수입이 급감하자 투자자가 외면한 탓이다.

건설교통부가 당시에 단지상가의 입점 업종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도 미분양 상가의 분양을 간접 지원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채 올 연초까지 지속됐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반전하고 있다. 분양경쟁률이 치솟고 목이 조금 좋다면 계약 직후 프리미엄(웃돈)이 수 천 만원씩 붙어 거래된다.

대림산업이 최근 경기도 구리시 토평택지지구에서 공급한 아파트단지상가의 경우 8개 점포 분양에 무려 2001명이 신청했다. 특히 1층의 한 점포에는 청약자가 764명이나 돼 시공사측을 놀라게 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1억6500만원에 분양된 13평형 슈퍼마켓의 시세가 한 달 남짓만에 8000만원 이상이 올랐고, 임대료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는 역시 금리 하락과 주식 시장 침체가 톡톡한 공헌을 했다.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고, 최소한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새삼 부각했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할 때 단지상가의 장점은 당분간 유효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적잖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상가는 경기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다 입지 여건이나 업종 선택에 따라 수익률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

우선 20∼30평형대의 아파트가 밀집한 단지상가를 집중 공략하는 게 좋다. 대형 평형보다는 이들 평형 입주자들이 아파트단지 안에서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다.

가구수는 많을수록 좋다. 가구당 상가면적 비율은 낮을수록 유리하지만 지나치게 낮으면 상권이 제대로 형성될 수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반경 1㎞ 이내에 할인점 백화점 등 경쟁할 대형 상가가 있다면 업종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20% 이상 비싸다면 투자를 유보하는 게 낫다. 상가는 분양받은 후 내부 인테리어 공사 및 판매상품 구입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 부담이 지나치게 크면 기대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단지의 주진입도로나 인근 주택단지와 연결된 통로나 샛길 등에 가까운 상가라면 ‘0’순위 투자 대상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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