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은행 펀드판매비중 급증]작년1월 10조→올7월 21조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0분


간접투자 상품인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7월 말 현재 펀드에 가입 중인 투자자 100명 가운데 87.8명은 증권사에서, 13.2명은 은행에서 펀드를 샀다.

은행에서 펀드를 사는 사람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증권사의 펀드 판매 비중은 낮아지면서 펀드 판매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절반 정도의 펀드 투자자는 은행 고객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은행 판매 얼마나 늘었나〓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작년 1월 말 은행과 증권의 판매잔액(특정시점 펀드에 남아있는 돈)은 모두 130조6620억원. 이 가운데 은행의 판매잔액은 7.47%(9조7555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1월 말에는 은행의 판매잔액 비중이 10.8%에 이르렀고 7월 말에는 158조7976억원 가운데 21조0405억원으로 13.2%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판매비중은 92.5%→89.3%→86.8%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8월 말 현재 10조1901억원의 판매잔액을 갖고 있어 가장 많다. 이어 조흥은행이 2조1794억원, 우리은행 1조7990억원, 씨티은행 1조6844억원 등의 순이다.

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목표 잔액을 더욱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흥은행이 2조3610억원을 목표로 잡았고 우리 하나 한미은행은 2조원이 목표다.

▽왜 은행인가〓김일선 투자신탁협회 이사는 “은행들이 고객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간접투자상품을 판매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배경을 풀이했다.

독립채산제를 실시하는 은행 지점들은 자사의 은행신탁보다 투신운용사의 펀드를 팔아주면 판매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고액투자에 대한 자산관리(PB) 업무가 중요해지면서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펀드상품도 필요하게 됐다.

1999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펀드 판매시장에 뛰어든 이후 은행들은 전국의 지점망과 예금 고객을 기반으로 펀드 판매에 힘을 써왔다.

증권회사들이 ‘큰손’이나 기관투자가 위주로 영업해온 데 비해 은행은 보수적인 소액투자자를 끌어들인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증권사에 비해 은행은 빠른 속도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어 2∼3년 후 펀드 판매시장의 절반을 은행이 차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은행의 펀드 판매 현황
은행8월말 현재수탁잔액주요 펀드 운용사(운용금액비중 %)
국민10조1901억원국민투신운용(60.26)랜드마크투신운용(25.23)
조흥2조1794억원조흥투신운용(55)삼성투신운용(22)
우리1조7990억원우리투신운용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씨티1조6844억원LG투신운용(26.11)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25.7)
신한1조6145억원신한투신운용LG투신운용
하나1조4557억원하나알리안츠(89)LG투신운용(11)
한미9194억원LG투신운용(43)삼성투신운용(37)
외환5884억원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자료:각 회사)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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