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한국의 카미유클로델, 낮엔 신세대 복부인」. LG건설 주택사업부 마케팅팀 사원 鄭旻熹(정민희·27)씨는 두 얼굴을 가진 별난 처녀다.
지난 94년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LG건설에 입사한 정씨는 줄곧 아파트분양 사업에 필요한 각종 분양광고 제작 상품 기획 사외보제작 등을 맡고 있다.
입사 초기, 남자들만 득시글(?)대는 건설회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땐 「두려움」만 앞섰다.
『딸만 셋인 집안,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마저 여자대학을 나와서 그랬나봐요. 모든 게 어렵고 힘겹게만 느껴지더라고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가끔 만나는 친구중엔 아직도 그 회사를 다니냐며 놀라는 친구들도 있어요』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게 자신에 대한 평가다.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 집을 언제 사야 하느냐」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느냐」는 말에 대답하기 바빠요. 부모님들도 요즘은 가끔 재테크상담 의뢰를 하세요』
『우리나라에서 목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중 부동산만한 게 없다』는 정씨는 『분양광고만 보고 집을 구하는 일이 제일 위험하다』고 귀띔한다.
또 분양광고에서는 생활편의시설 위치, 각종 금융융자조건, 발전가능성 등과 관련된 내용을 꼼꼼히 읽고 판단하라고 권한다.
『이젠 시집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결혼하면 남보단 쉽게 집 한 채는 구할 자신이 있어요. 그러니까 괜찮은 남자만 어디서 구하면 되는데…』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