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이 가장 바빠요. 비상대기가 일쑵니다』
지난 95년부터 경기 이남 지역의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단지의 하자보수를 맡고 있는 분당고객만족센터의 辛基奉(신기봉·38)소장은 그래서 여름이 두렵다.
『현재 맡고 있는 아파트만 10개단지 97개동 7천6백18가구입니다. 많을 땐 하루에 50건 이상 하자보수 신청이 들어옵니다. 접수후 24시간 이내 처리한다는 원칙을 지키려면 10명 남짓한 직원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죠』
장마철에 접수되는 하자보수 요구는 대부분 발코니 누수와 하수구 물이 넘치는 일.
『물이 넘친다고 한밤중에 전화가 와 달려가보면 대부분 나뭇잎이나 먼지가 끼여 생긴 일입니다. 평소에 청소만 잘해도 예방할 수있는 것들이죠』
『발코니 새시는 전문업체가 따로 시공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새시 업체를 고를 때 하자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자보수 요구 가운데는 비상식적인 「떼쓰기」도 많다.
『입주자가 잘못해서 깨진 유리를 새로 갈아달라거나 설계에도 없는 놀이시설이나 상가를 설치해달라는 사람들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알아듣게 설명해도 막무가내인 경우가 많아요』
사소한 하자를 볼모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하는 「덤터기형」을 만나면 더 큰 곤욕을 치른다.
『지난 겨울 시공 잘못으로 베란다 벽에 생긴 크랙을 트집 잡아 내부 인테리어까지 바꿔 달라는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안된다니까 사장실까지 몇번씩 가고 야단을 치더라구요. 끝내 안해줬지만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