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샛강에 수백종에 달하는 동식물의 안식처를 마련한 사나이. 현대산업개발 이조원(李祚遠·39)조경팀 과장이다.
그에겐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현장소장으로 보낸 지난 여름이 악몽이자 희열의 시간이었다.
『국내에선 처음하는 일인데다 생태공원 조성공사라는 말에 무조건 일을 맡았어요. 아무도 안해본 일을 할 수 있다는 욕심때문이기도 했지만 평소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그런데 일에 착수해서 보니까 공사비 공사일정은 빡빡한데다 관련자료도 없어 참 막막하더군요. 그렇다고 발주처인 서울시나 회사 간부들에게 그런 변명이 통할 리도 없고 애가 바짝바짝 탔습니다』
결국 외국자료를 보느라 숱한 밤샘을 했고 해당분야 전문가들을 찾아 발바닥이 닳도록 돌아다녀야 했다.
『몸고생보다는 마음고생이 심했죠. 4개월 정도의 공사가 끝날 때쯤 몸무게가 7㎏이나 빠졌어요』
이과장의 이같은 피땀어린 노력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오폐수와 우거진 잡풀로 악취가 코를 찌르고 모기같은 해충만 뒤끓던 5만5천여평의 버려진 땅이 쾌적한 공원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붕어 잉어가 뛰노는 연못과 해오라기숲이 있고 수백종의 풀과 꽃이 만발해있다.
이곳의 명성은 동물들에게 먼저 알려져 9월25일 개장한 이래 생태공원을 찾는 백로들이 하루에 적게는 3,4마리 많게는 10마리에 달한다는 게 한강관리소측 얘기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