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전국 6곳 공사현장. 하루 2000명분의 음식을 판다. 그러나 최 사장은 스스로를 ‘건설인’이라고 주장한다.
“함바는 한국 건설환경 변화를 쉽게 보여주는 곳입니다. 건설도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들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저도 건설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지요.”
함바에서 엿본 건설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건설인력의 변화다.
최 사장은 “예전에는 못 먹고 못 배워서 건설 근로자가 됐지만 요즘은 고졸 이상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미장 목수 전기 철골 등 기능 인력은 사람도 모자라고 임금도 만만찮다. 기술과 품질도 높아졌다. 수입 인력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장 식당을 운영하기는 어려워졌다. 근로자 입맛이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다.
“근로자를 얕보았다가는 망합니다. 친절해야 하며 음식이 좋아야 합니다.” 그는 “좋은 음식의 기본은 쌀”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동자들이 함바에서 두 끼 이상을 해결하고 간식에다 술까지 먹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10년 전 일이다. “그 때는 수입이 좋았죠. 간식과 술을 팔면 꽤 돈이 되거든요. 요즘은 10명 중 8명은 자가용이 있어 술을 먹지 않습니다.”
‘박리다매(薄利多賣)’는 함바의 특성이다. 밥과 국, 반찬 6, 7가지를 주고도 가격은 3000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마찬가지다.
“국민이 한 번쯤 함바에서 밥을 먹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싸고 맛있고 양이 많죠.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를 대하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최 사장의 ‘함바관(觀)’이다.
그는 건설업체 관리직원들이 현장 근로자와 밥을 따로 먹는 관행이 영 못마땅하다. 현장 기능인력을 우대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이라는 것.
최 사장은 현장 식당에 보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식중독 보험에 가입해 근로자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그의 말처럼 그만큼 건설에 애착이 있기 때문일까.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