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회사 경영방침은 독특하다.
‘가족애보다 끈끈한 동지애로 뭉친 조직을 만든다.’
수익 극대화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디지털경제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의 단어인 ‘동지애’를 강조한다는 게 낯설다.
“20년간 코오롱건설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0년간 위기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한때는 회사가 정리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고초를 묵묵히 이겨낸 직원들에게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회사 발전에 헌신적으로 노력한 임직원의 사진을 걸어놓고 그의 공적을 기리자는 취지.
또 뛰어난 업무실적을 보인 직원들에게 99년부터 1000만원의 상금과 20점의 승진포인트를 주는 ‘에이스 플러스’라는 제도도 도입했다.
직원들의 기(氣)를 살려주려는 민 사장의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매출액이 2000년 698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969억원으로 43%, 영업이익은 308억원에서 479억원으로 56%가 증가했다. 2000년까지 적자였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에는 17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회사채 신용등급도 최근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올랐고, 지난해 말 311%에 달하던 부채비율도 200% 이하로 낮춰질 전망이다.
코오롱은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주택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민 사장은 “수도권보다는 부산 전주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환경 관련 분야로 사업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연내 폐타이어를 건축자재나 타이어 원부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하반기 중에는 상업화할 수 있을 겁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합을 실천으로 보여주며 회사 운영에 반영해 나가는 민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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