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의외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970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LG25가 전국 할인점 주변 500m 내에 있는 28개의 편의점을 조사해보니 오히려 다른 곳보다 평균 30% 매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 경기 부천시의 한 LG25 주인은 20m 앞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자 걱정이 대단했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오히려 ‘대박’이 터졌다고 하더군요. 할인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한 달 평균 고객 수가 750명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200명 안팎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물론 매출도 뛰었습니다.
왜 이럴까요. 일단 할인점이 등장하면 유동 인구가 크게 늘어납니다. 극장이나 대형 음식점 등이 속속 등장해 주변 상권이 크게 성장하죠. 당연히 편의점 앞을 지나는 사람도 증가합니다.
그런데 편의점 고객은 할인점을 가기에는 무언가 ‘급박한 사정’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 갑자기 시원한 음료수가 마시고 싶은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매장을 헤매면서 물건을 찾아 계산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싶지는 않겠죠?
편의점에서 고객 한 명이 한번에 사는 물건은 평균 2500∼3000원어치에 불과합니다. 할인점에서 산다면 250∼600원가량 절약할 수 있지요. 이 돈을 아끼기 위해 순간의 욕구를 참아가면서 할인점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담배와 음료수랍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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